미국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가 3일(한국시간)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2016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WS) 7차전 원정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8-7로 승리하고 시리즈 전적 4승3패를 기록, 극적으로 WS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지난 1908년 이후 컵스의 108년 만의 WS 우승이다. MVP는 연장 10회 결승타를 친 벤 조브리스트가 차지했다.
이번 우승으로 컵스는 자신들을 옥죄고 있던 ‘염소의 저주’로부터도 해방을 선언하게 됐다. 염소의 저주는 1945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컵스의 WS 4차전이 열린 리글리 필드(컵스 홈 구장)에서 샘 지아니스라는 관중이 머피라는 이름의 염소를 데리고 왔다가 입장을 거부당한데서 유래했다. 당시 샘은 염소 머피의 입장권까지 2장을 구매했지만 경기장 입장을 거부당했고, 이에 그는 “다시는 이곳에서 월드시리즈가 열리지 않을 것”이라는 저주를 퍼붓고 떠난 바 있다. 공교롭게도 그 이후 컵스는 한 번도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했다. 이번 WS도 71년 만의 진출이었다.
2016 WS. 역시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컵스는 WS 1승3패로 벼랑 끝에 몰리기도 했다. 1승3패에서 시리즈를 뒤집은 사례는 역대 단 4회뿐이었기에 컵스의 뒤집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컵스는 5, 6차전을 잡으면서 동률을 이뤄내더니 승부를 7차전까지 끌고 갔다.
7차전 우승의 마지막 길도 쉬이 열리진 않았다. ‘와후 추장의 저주’를 풀어내려는 클리블랜드의 저력이 만만치 않았다. 컵스는 6-3으로 앞선 8회말 2사 1루에서 믿었던 마무리 아롤디스 채프먼이 브랜든 가이어에 2루타를 맞은 뒤 데이비스에 동점 투런포까지 헌납하며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 말았다.
컵스에 잠식한 염소의 저주가 올해도 이어지나 했지만 연장 10회초 컵스가 기어코 추가점을 뽑아냈다. 1사 1, 2루 찬스에서 조브리스트가 이날 첫 안타를 결승 2루타로 뽑아냈다. 이어진 1사 만루에서는 미겔 몬테로의 안타까지 터져 컵스는 8-6으로 달아났다. 컵스는 10회말 2사 후 데이비스에 적시타를 맞고 1점을 내주긴 했지만 마르티네스를 내야 땅볼로 잡고 감격적인 WS 우승을 확정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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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시카고 컵스 공식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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