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와 LG의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3차전, 마산 1∼2차전을 모조리 쓸어담은 원정팀 NC와 패하면 끝인 홈팀 LG의 사령탑은 모두 그 열전의 무대를 변수로 꼽았다.
양 팀 사령탑은 경기 장소에 대한 자신감과 부담감을 일관되게 나타냈다. 우선 LG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외나무다리지만 베테랑 류제국이 선발카드다. 편안한 안방에서 유광점퍼의 물결 속에 힘차게 공을 뿌리는 일은 익숙하다. 또 라인업까지 넓은 잠실 외야를 활용하기 위한 ‘발야구’를 지향했다. 이전까지 고정 톱타자였던 김용의를 9번으로 내리고 문선재와 이천웅을 테이블세터로 내세웠다. 발빠른 3명의 타자를 잇달아 배치한 셈. 양상문 LG 감독은 “(1∼2차전 부진했던) 공격력을 회복하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면 발로 흔들어야하지 않겠느냐”고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반면 NC는 부담감을 숨기지 못했다. 잠실은 마산구장과 다르다. 좌우 펜스 거리 97m, 중앙 116m인 마산구장이 익숙한 선수들에게 각각 100m, 125m로 광활한 적지는 부담스럽다. 규모에서도 큰 차이가 난다. 1만1000석 매진 규모에서 2만5000석 매진 규모로 무대가 바뀌었고, 이는 곧 팬들의 함성소리 자체가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경문 NC 감독은 구장의 크기와 LG팬들의 응원물결을 매우 경계했다. 김 감독은 “여긴 외야에서 한번 빠뜨리면 발빠른 타자는 단숨에 3루까지 간다”며 눈빛을 번득였고, 라인업에 바로 반영했다. 이종욱(좌익), 김준완(중견), 나성범(우익)으로 구성한 선발외야진을 꺼내들었다. 김준완을 배치, 수비범위를 넓혔다. 김준완은 선구안도 좋아 출루확률을 높인 뒤 발야구에 시동을 걸겠다는 의도까지 곁들였다.
선발 장현식도 물음표. 프로 4년차 장현식은 포스트시즌 출전이 처음이다. 한국시리즈행을 결정지을 수 있는 큰 무대, 가득 메운 LG팬들은 장현식을 적대적으로 볼 게 틀림없다. 김 감독은 “마산보다 관중이 두 배나 된다. 부담을 덜 갖고 자기볼만 던져주면 되는 데”라며 “1회 첫타자, 1이닝이 정말 중요하다”고 근심어린 속마음을 털어놨다.
그리고 이날 잠실구장은 지난해 10월24일 마산 두산 NC전 이후 플레이오프 4경기 연속 매진사례를 이뤘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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