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배구 약점을 물어뜯겼다…막내린 리우의 꿈

[스포츠월드=권기범 기자] 단체경기에서 스타 선수 혼자 만으로는 승리가 어렵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이후 40년 만에 노렸던 메달사냥은 허망하게 막을 내렸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네덜란드와의 8강전에서 세트스코어 1-3으로 완패했다. 김연경은 대단했다. 예선전부터 멋지게 뛰어올라 주포로 활약한 김연경은 이날도 홀로 27득점을 올리면서 팀을 이끌었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졸전이다. 배구 감독들이 하나같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는 것이 바로 ‘서브 리시브다’다. 상대의 공격 1옵션인 서브를 제대로 받아내야 세터가 원활히 공을 배분할 수 있고, 득점공식이 순탄하다는 것이다. 배구경기의 기본이라는 의미다.

8강전에서 한국은 서브리시브에서 완전히 무너졌다. 박정아는 서브리시브 성공률이 16%에 그쳤고, 박정아의 부담을 덜어 주려고 나선 리베로 김해란도 25%의 성공률에 머물렀다. 박정아와 교체 투입된 이재영도 흔들리기는 마찬가지였다. 네덜란드의 낮고 빠른 목적타 서브는 한국의 서브리시브를 뒤흔들었고 세터 이효희는 꾸역꾸역 김연경에 공을 올리기 바빴다. 오히려 네덜란드의 수비가 집중된 김연경이 여의치않게 올라온 토스로도 27득점을 올린 것 자체가 대단했다.

네덜란드의 전략에 완전히 당했다. 올림픽 직전 대표팀은 네덜란드와 연습경기까지 두 차례 갖는 등 전력을 파악했다고 봤지만 이는 상대도 마찬가지였다. 예선전부터 줄곧 보여준 박정아의 리시브 불안을 냉철히 판단하고, 그쪽으로만 공을 집어넣었다. 다른 팀들은 주포를 봉쇄하고자 김연경에 주로 목적타 서브를 꽂은 것과는 달랐다. 이정철 감독은 박정아가 흔들리자 이재영을 투입하고, 이를 반복하다 경기를 내줬다.

물론 이 감독도 약점을 알고 있었다. 박정아는 물론 이재영까지 리시브 불안증이 있어 둘이 후위로 빠졌을 때 리베로 김해란이 리시브를 담당하게 하는 연습까지 했다. 하지만 이날 김해란마저 무너지자 해답은 없었다.

김연경을 받쳐주지 못한 동료의 부재가 발목을 잡았다. 예선전부터 줄곧 지적돼오던 부분이다. 국제배구연맹은 “네덜란드는 3명이 고른 활약을 했지만 한국은 김연경 밖에 없었다”고 경기내용을 설명했다. 맞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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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연경을 비롯한 선수들이 네덜란드와의 8강전에서 실점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리우=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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