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철 감독이 이끄는 여자배구 대표팀은 지난 6일밤(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르카나징뉴 체육관에서 가진 2016 리우 올림픽 여자배구 조별예선 A조 1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1(19-25 25-17 25-17 25-21)로 역전승을 거뒀다.
1세트 일본의 강한 수비와 함께 이어진 변칙공격에 대표팀은 당황했고, 몸이 덜 풀린 듯 손발이 맞지 않았다. 더욱이 선발출전한 박정아의 수비리시브마저 흔들리자 속절없이 무너졌다. 그러자 이정철 감독은 분위기전환 차 박정아를 곧바로 빼고 막내 이재영을 투입, 효과를 봤다. 막내의 겁없는 공격과 함께 활력을 찾은 대표팀은 이후 김연경이 폭발했고, 막판에는 센터 양효진마저 뒤를 받치면서 2세트부터 내리 3세트를 따내면서 웃었다.
무엇보다 조별예선 첫 경기던 한일전을 승리해 큰 부담을 덜었다. 국제배구연맹(FIVB) 랭킹 9위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일본(5위), 러시아(4위), 브라질(2위), 아르헨티나(12위), 카메룬(28위)과 함께 A조에 속해 있다. 이 중 4개팀이 8강에 진출한다. 게다가 일본과의 통산 상대전적은 49승86패로 열세였고, 4년전 런던올림픽에서는 3∼4위전에서 패해 메달획득에 실패한 기억도 있다. 그나마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일본에 2전승을 거둬 금메달을 따냈고, 지난 5월 도쿄에서 가진 올림픽 최종예선에서도 일본을 3-1로 꺾었지만, 그런 만큼 불안감도 커졌다.
부담의 무대를 양팀 도합 최다 30득점(2블로킹)을 올린 김연경의 존재로 거침없이 넘었다. 서브(4점)와 블로킹(4개) 포함 21득점을 올린 센터 양효진의 사이드 지원이 큰 힘이 됐지만 이조차 김연경을 막기 위한 일본 수비의 틈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4년 전 런던에서 김연경은 생애 첫 올림픽에서 아쉬움의 눈물을 삼켰다. 3∼4위전 일본에 당한 셧아웃패는 한이 됐다. 207득점을 올려 득점왕과 MVP를 수상했지만 노메달로 빛을 잃었다. 그리고 4년 뒤 리우에서 캡틴이 된 김연경은 팀을 이끌고 설욕의 첫 관문을 넘었다. 4세트 21-17에서 나가오카의 공격을 블로킹하며 오른손을 번쩍 치켜든 김연경의 세리머니, 세계최고 공격수의 자존심이었다.
그리고 1976년 몬트리올 대회 이후 40년 만에 메달을 노리는 여자배구 대표팀은 이제 9일 오전 8시30분 러시아와 조별예선 2차전에 돌입한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OSEN, FIVB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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