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이슈] '레옹X마틸다' 진리의 공식, '특별수사'에도 있다

[스포츠월드=김원희 기자] 레옹과 마틸다. 커다란 가방을 들고 가는 킬러와 커다란 화분을 들고 그를 쫓아가는 단발머리 소녀의 모습을 명장면으로 남긴 영화 ‘레옹’ 속 묘한 조합이다. 우연히 만난 떠돌이 킬러 레옹과 가족을 잃은 소녀 마틸다가 서로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어가는 이야기는 전 세계인을 매료 시켰다. 그리고 이는 곧 ‘특별한 재능을 가진 미스터리한 남자와 마음 속 상처를 지닌 순수한 소녀’라는 하나의 정형화된 이미지로 재탄생돼 지금까지 여러 영화 속에 흥행공식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는 한국 영화에도 역시 예외가 아니다.

앞서 2010년 영화 ‘아저씨’ 속 전직 특수요원 차태식(원빈)과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옆집소녀 소미(김새론)의 나이차를 뛰어넘은 진한 우정이 관객들을 사로잡았고, 지난달 개봉한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역시 극중 악명 높은 탐정 홍길동(이제훈)과 그의 마음을 녹인 두 꼬마 숙녀 동이(노정의)와 말순(김하나) 사이의 환상의 호흡이 극중 재미 포인트로 사랑받았다.

16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이하 특별수사) 역시 이런 흥행공식을 놓치지 않았다. 믿고 보는 배우 김명민과 명품 아역 배우 김향기가 만나 코믹과 감동을 넘나드는 찰떡 호흡을 선보이는 것. ‘특별수사’는 변호사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건 브로커가 사형수로부터 의문의 편지를 받은 후 재벌가의 어두운 비밀을 파헤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횡포를 부리는 거대권력과 이에 따르는 부당함을 통쾌하게 헤쳐 나가는 을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천만 영화 ‘베테랑’ 등과 비교되고 있다. 하지만 사실 이 영화의 참 재미는 김명민과 김향기, 두 사람의 관계에서 나온다.

김명민이 연기한 경찰 출신 사건 브로커 최필재는 오로지 돈을 따라서만 움직이는 속물 중의 속물이다. 그러나 그런 그에게도 마음 한구석에는 작은 정의감이 남아있었다. 그리고 억울하게 사형수가 된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소녀 동현이 이를 흔든다. 결국 두 사람은 가족관계와 관련된 묘한 동질감을 느끼며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는 존재로 거듭나게 된다. 감정적으로 몰입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레옹X마틸다’의 공식이 이 영화의 이야기 역시 관통하는 것. 그리고 레옹과 마틸다가 그랬듯, 필재와 동현 사이에서 피어나는 따뜻한 위로가 바로 ‘특별수사’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때문에 ‘특별수사’가 단순히 갑과 을의 관계를 중심으로 한 밋밋한 액션영화라는 시선은 해당 영화의 단면만을 보는 것. 영화를 연출한 권종관 감독 역시 간담회를 통해 “갑과 을의 대결보다는 각 인물들이 갖고 있는 위치 관계에 중점 두고 만들었다”고 밝혀둔 바 있다.

물론 많은 이들이 기대하는 대로 무더위를 날려줄 통쾌한 한 방과 시종일관 적재적소를 노리며 터져주는 코믹함 또한 ‘특별수사’를 놓칠 수 없는 매력 포인트. 그야말로 종합선물세트 같은 영화다. 이렇듯 다양한 매력에 진리의 흥행 공식까지 더해진 ‘특별수사’가 과연 좋은 흥행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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