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욱, '수난시대' 딛고 팀 기둥으로 우뚝

[고척돔=정정욱 기자]

넥센 외야수 고종욱(27·사진)이 팀을 2연패 수렁에서 구해냈다.

고종욱은 1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SK와의 홈 경기에 2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 5타수 3안타(1홈런) 6타점 1득점으로 팀의 11-1 승리에 일조했다. 선취 타점부터 쐐기타까지 모두 그의 몫이었다. 0-0 동점이던 1회말 무사 1루 상황에서 SK 선발 메릴 켈리의 시속 140km 투심 패스트볼을 통타 올 시즌 마수걸이 비거리 110m 좌월 투런포를 쏘아 올리며 기선을 제압하더니, 팀이 2-1로 앞선 5회말 1사 만루상황에서 2타점 좌전 적시타를 터뜨려 도망가는 타점을 올렸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팀이 5-1로 앞선 6회말 2사 1·3루 상황에서 우중간 3루타로 2타점을 더하며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총 6타점으로 자신의 한 경기 최다 타점(기존 3타점) 기록을 새로 쓰는 순간이었다. 2루타만 추가하면 사이클링히트도 가능한 상황이었지만 8회말 마지막 타석에서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시즌 초 고종욱은 마음과 몸이 동시에 고생하는 ‘수난시대’를 겪었다. 우선 주전 자리가 보장되지 않으면서 마음 고생이 있었다. 당초 지명타자로 활약할 예정이었지만 채태인이 삼성에서 트레이드 돼 오면서 임병욱과의 중견수 전쟁이 파생됐고, 내야수 윤석민이 손목 골절상을 당해 당분간 경기에 나서지 못하게 되면서 다시 원래 포지션인 좌익수와 지명타자로 돌아갈 수 있었다.

몸도 고생했다. 지난달 8일 잠실 두산전에서 2루 도루 중 포수 양의지의 송구에 입 부분을 강타당하며 쓰러진 것. 다행히 잇몸에는 이상이 없고, 입술 안쪽이 다친 경미한 부상이었다. 당시 고종욱은 “정신 차리라고 맞은 거 같다”며 “공 맞고 나니 컨디션이 제대로 돌아온 것 같다”고 긍정의 에너지와 함께 투혼을 보여줬다. 긍정 에너지 덕분인지, 고종욱은 1일 현재 타율 0.377에 고감도 타격감을 선보이고 있다.

경기 후 고종욱은 “타선에서 노림 수가 많이 생겼다. 사이클링히트는 아쉽지만 빨리 잊겠다”며 “홈런은 볼카운트가 유리해 힘있게 돌린 것이 주효했고, 지난해처럼 두자릿 수 홈런을 향해 질주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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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욱이 1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SK와의 홈 경기에서 1회말 좌월 투런포를 치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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