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리 슈틸리케(62·독일)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요한 크루이프의 별세 소식에 슬픈 마음을 드러내며 애도의 뜻을 전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24일 경기도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치른 한국과 레바논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G조 7차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결승골을 터트린 이정협(25·울산 현대)을 앞세워 1-0으로 승리했다. 조별리그 7경기를 모두 무실점 승리로 이끈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 축구 A매치 연속 무실점 경기 최다 타이(8경기·1970년 한홍기 감독) 기록과 연속 무실점 승리 최다 타이(7경기·1978년 함흥철, 1989년 이회택 감독) 기록을 작성했다. 오는 27일 태국과의 평가전에서 승리하면 한국 축구의 새 역사를 다시 쓰게 된다.
경기 결과, 기록 모두 기뻐해도 모자란 날이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슬픈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바로 요한 크루이프의 별세 소식 때문이다. 네덜란드 ‘토탈 축구’의 창시로 불리는 요한 크루이프는 1974년 서독월드컵에서 네달란드를 준우승으로 이끄는 등 세계 축구계를 흔든 슈퍼스타다. 아약스(네덜란드)와 FC바르셀로나(스페인)에서 선수로 맹활약을 펼쳤고, 1988년부터 1996년까지 FC바르셀로나의 감독으로 전성기를 이끌며 지도자로서도 성공한 축구인이다. 지도자 은퇴 이후 FC바르셀로나 명예회장과 아약스 기술고문으로 활동한 그는 최근 폐암으로 투병생활을 했고, 24일 68세의 나이로 밤하늘의 별이 됐다.
한국 레바논전을 마치고 이 소식을 접한 슈틸리케 감독은 “(요한 크루이프 사망 소식을) 처음 들었고 매우 놀랍다. 폐암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충격적인 뉴스”라고 심경을 전하면서 “크루이프에 대해 상당한 존경심이 있다. 아약스 시설부터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안타깝고 축구에서 슬픈 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슈틸리케 감독은 요한 크루이프와의 인연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레알 마드리드 1년차 때 바르셀로나에서 뛰는 크루이프와 맞대결한 경험이 있다”며 “당시 맞대결에서 우리가 3-2로 승리했다. 위대한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한 승리라 기뻤다. 특히 내가 1골1도움을 올려서 더더욱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고 과거 엘클라시코의 기억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 세상에서 더이상 함께할 수 없어 아쉽다”고 고개를 숙였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 =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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