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장 힘들어 보이는 정상급 스타 배우는 정우성이다. 믿었던 유명 방송 작가에게 투자했던 돈 40여억 원을 사기 당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정우성으로서는 과거의 일이고 법적 대응 없이 묻어뒀던 사건이다. 그 사건과 자신의 피해 사실이 최근 또 다른 피해자들이 고소하고 검찰의 수사가 시작되면서 공개됐다. 그럼에도 정우성은 의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예전에 안 좋은 일이 있긴 했는데 지금은 잘 극복했다. 괜찮다. 내 일을 열심히 하면서 잘 보내고 있다”고 근황을 전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또 현재 조인성과 함께 촬영 중인 영화 ‘더 킹’을 언급했다. 지방 촬영 중이라는 사실을 밝힌 것. 개인적으로 힘든 일을 겪고 있지만 작품에 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정우성의 프로다운 모습에 팬들도 안심하는 분위기다.
사건의 성격은 완전히 다르지만 또 다른 정상급 스타 배우 이병헌 역시 힘든 시기를 보낸 적이 있다. 지난 2014년 9월 술자리에 동석한 걸그룹 멤버와 모델이 몰래 찍은 동영상으로 이병헌을 협박해 50억원을 요구했던 사건이다. 이병헌에게도 일말의 책임이 있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불륜 논란으로까지 번진 이 사건 당시 이병헌은 영화 ‘내부자들’을 촬영 중이었다. 앞서 전도연, 김고은과 함께 출연한 영화 ‘협녀, 칼의 기억’은 이 사건 때문에 개봉이 미뤄져 이듬해 여름 선보였지만 고작 43만여 명의 초라한 관객동원수를 기록했다. 그리고 이 사건 당시 촬영에 임했던 ‘내부자들’이 지난해 11월 개봉했다. 다행히 영화는 감독판까지 포함해서 900만여 명을 동원하며 대박 흥행을 기록했다.
이병헌은 ‘내부자들’ 개봉 당시 인터뷰에서 “어쨌든, 그간의 일로, 저의 행동 하나하나가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깊이 깨달았고 이제는 정말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간다면 조금씩이라도 (대중에게)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라고 여전히 자숙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고난이 닥쳤을 때 정상급 스타 배우들의 연기에는 어떤 변화가 생길까. ‘내부자들’만 놓고 보면, 이병헌은 역대급 연기를 보여줬다. 또 작품과 캐릭터에 완벽하게 몰입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처럼 연기 내공과 스타성까지 보유하고 있는 배우들일수록 스캔들이 연기에는 호재로 작용한다. 익명을 요구한 연기자 매니지먼트사 이사는 “정상급 연기자들일수록 스캔들이 터졌을 때 훨씬 더 큰 집중력을 보여주곤 한다”면서 “힘든 일을 잊기 위해서라도, 또 자신의 스캔들로 작품이나 제작진, 다른 출연배우들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연기에 더 집중한다”고 설명했다. 이병헌처럼 정우성이 지금 촬영이 한창인 영화 ‘더 킹’이 기대되는 이유다. 이 작품을 통해 정우성도 역대급 연기를 보여줄 것이기 때문이다. ‘더 킹’은 대한민국을 주름잡는 권력자들과 세상의 왕이 되고 싶었던 한 남자의 생존과 대결을 그린 범죄 오락 액션 영화로 올 하반기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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