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백업포수 경쟁 3인방 “의지형 우리를 의지하세요”

〔스포츠월드 시드니(호주)=송용준 기자〕 두산에서 가장 경쟁이 심한 포지션 중 하나가 바로 백업포수다. 주전포수 양의지를 뒷받침할 한 자리를 놓고 최재훈(27) 박세혁(26) 최용제(25) 등 3인방이 벌써 불꽃튀는 자리싸움에 돌입했다.
경험 면에서 가장 앞선 것은 최재훈이다. 양의지가 부상으로 뛸 수 없었던 2013년 한국시리즈 주전 포수로 활약하기도 했다. 여기에 상무에서 돌아온 박세혁이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박세혁은 상무에서 기량이 일취월장했다는 평이다. 이에 더해 아직은 육성선수 신분이지만 이번 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릴 만큼 최용제의 성장세도 무섭다.
특히 1989년생 최재훈과 빠른 1990년 박세혁은 친구다. 최재훈은 “지난 시즌 부진해 올해 더 집중하고 있다. 세혁이는 친구라 더 편하고 수월하게 같이 운동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한다. 박세혁 역시 “군입대 전 가끔 재훈이가 아플 때나 1군에 왔다. 경쟁하면서 열심히 하다 보면 포수진이 탄탄해지는 것이니 더 좋을 것 같다”고 응대했다. 여기에 최용제도 “선배들이 워낙 잘한다. 배운다는 자세로 따라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거들었다.
경쟁상황이기에 서로에 대한 평가도 날카롭다. 최재훈은 “실력은 다 비슷하다. 그런데 세혁이는 상대를 잡아먹겠다는 눈빛이 강하다. 어깨나 체력도 닮고 싶다”고 말했다. 박세혁은 “ 주위에서 공을 잘 던진다고 하는데 그런 면이 있는 것 같다. 타격도 군대에서 많이 좋아졌다. 하지만 재훈이는 1군 경험이 많다. 경기 운영능력도 나보다 한 수 위”라고 냉철하게 자신을 돌아봤다. 최용제는 “송구는 부족하지만 캐칭과 안정감은 자신 있다”이라고 자신을 어필했다.
경쟁구도가 서로에게 상승효과가 되고 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최재훈이 “운동 양이 죽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만큼 많다. 하지만 함께 하면 포기하지 않을 수 있게 된다”고 하자, 박세혁 역시 “지쳤을 때 서로 수고했다고 해주면 힘이 난다”고 맞장구를 쳤다.
이들은 넘기 힘든 산인 양의지를 따라가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최재훈은 “의지 형이 가진 것을 조금이라도 빼앗기 위해 늘 따라다닌다”며 웃었고, 박세혁은 “의지 형은 결정적인 순간 타점이 많다. 수비에서도 수 싸움도 잘한다. 계속 옆에서 보면서 배워야 한다”고 거들었다. 최용제 역시 “의지형을 따라가려면 장타력을 늘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포수 3인방은 한목소리로 “의지형이 힘들 때 우리를 믿고 의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1군에 남지 못한다면 더 이를 갈고 열심히 도전하겠다는 자세도 똑같다. 양의지도 든든한 후배들이 있어 부담감이 줄었지만 자신도 이들보다 뒤지지 않기 위해 더욱 노력하는 모습이다. 포수 왕국 두산의 강한 면모가 드러나고 있다.
eidy015@sportsworldi.com 사진=박세혁 최재훈 최용제(왼쪽부터) 두산 베어스 제공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