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스튜디오의 야심작 '주토피아'가 12일 서울 CGV 왕십리에서 언론시사회를 통해 국내 첫 공개됐다. '주토피아'는 누구나 살고 싶은 도시 1위 주토피아에서 일어난 의문의 연쇄 실종 사건 수사를 맡게 된 토끼 경찰관 '주디 홉스'와 본의 아니게 파트너가 된 여우 사기꾼 '닉 와일드'의 숨막히는 추적을 그린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천만 흥행 신화에 이어 지난해 ‘빅 히어로’까지 연속 히트작을 내놓았던 디즈니 제작진들이 의기 투합한 작품으로, 개봉 전부터 주목을 받아왔다.
'주토피아'는 어릴 적 한번쯤 상상해봤던 동물들의 세계를 스크린 위에 구현했다. 동물들이 사회의 일원이 되고, 실제 사람들처럼 조직을 이루며 살아가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깊었다. 물론 그동안 동물을 주인공으로 한 애니메이션이 없던 건 아니다. 이와 비교해 '주토피아'는 동물들 얼굴에 사람의 얼굴을 넣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만큼, 촘촘한 설정과 깨알 같은 디테일이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신선하고 기발한 소재 만큼 빅재미도 가득했다. 동물들이기에 일어날 수 있는 상황들을 재치있게 표현했고, 앞서 예고편을 통해 공개된 나무늘보의 등장은 보는 것만으로도 즉시 빵빵 터지는 웃음을 선사했다. 성격 급한 토끼 경찰관이 나무늘보 직원들에게 번호판을 조회하는 과정 속, 마치 테이프가 늘어진듯 시간차를 두고 웃는 나무늘보의 안면 연기는 영화관을 나온 뒤에도 계속 생각날 정도. 또 몸집의 크기에 따라 나뉘는 기차의 출입문, 북극곰을 호령하는 쥐 대부, 옷을 거부하고 자연으로 돌아가려는 동물들의 모습(?) 또한 웃음을 끝도 없이 자아냈다.
뿐만 아니다. '주토피아'는 비주얼도 탁월했다. 마치 꿈 속을 스크린에 고스란히 옮겨놓은 것처럼, '주토피아'란 제목에 걸맞는 비주얼에 디즈니만의 아기자기한 감성이 더해져 환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또 마치 미국의 라스베이거스를 떠오르게 하는 주토피아의 중심지 사바나, 사막의 모습을 하고 있는 사하라, 얼음지대로 이뤄진 툰드라 타운, 열대 동물들이 거주하는 열대 우림 지역, 작은 설치류들을 위한 초미니 사이즈인 마우스 타운도 시종일관 눈길을 끌었다.
이와 함께 애니메이션 사상 최고의 수사 콤비 등극을 예고하고 있는 추격자 주디 홉스와 목격자 닉 와일드의 깨알 케미도 눈여겨 볼 관전 포인트. 마치 '검사외전'의 황정민과 강동원을 보는 것처럼, 주디 홉스와 닉 와일드의 케미는 기대 이상이었다.
끝으로 '주토피아'는 심장 쫄깃한 추리극과 추격전을 함께 다루며 애니메이션의 한계에 도전했다. 그동안 선보였던 애니메이션들은 악당을 등장시키며 긴장감을 조성했던 반면, '주토피아'는 의문의 연쇄 실종 사건을 통해 단서를 찾으며 꼬인 실타래를 하나둘 풀어나가는 재미를 선사했다.
그 과정에서 숨을 조여오는 긴장감은 물론 심장을 두근두근하게 만드는 긴박감까지 선사, 마냥 귀엽고 아기자기했던 애니메이션의 틀을 과감히 깼다. 그렇다고 자극적이거나 끔찍한 건 아니다. 애니메이션에서 보여줄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스릴러적인 묘미를 제대로 살렸다.
애니메이션의 한계를 넘어 신세계를 선사한 디즈니의 야심작 '주토피아'. 대한민국 천만 관객이 즐긴 '겨울왕국'처럼, 귀요미 히어로 베이맥스에게 흠뻑 빠졌던 '빅 히어로'만큼 남녀노소 누구나에게 매력적인 애니메이션으로 기억될 것 같다. 2월 1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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