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새로운 장르의 예능에 도전하는 tvN이 이번엔 방송의 기획을 연예인들에게 맡기는 도전을 펼친다. tvN ‘방송국의 시간을 팝니다’(이하 ‘방시팝’)가 바로 그 주인공. tvN의 시간을 사게 된 이들은 개그맨 유세윤과 장동민, 연예기획자 이상민, 가수 겸 작곡가 유재환이다. ‘방시팝’은 tvN이 유세윤, 장동민, 이상민, 유재환 등 4명에게 양도한 1시간을 그들이 직접 만든 콘텐츠로 채워가는 새로운 형식의 예능 프로그램이다. 출연자들은 각자 방송기획자로서 기획부터 섭외, 편성표 작성 등 방송 제작 전 과정을 스스로 리드해나가면서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인다.
최근 전문 PD가 아닌 일반인들이 자신만의 방송을 선보이는 1인 인터넷 방송이 기존의 방송 예능과는 다른 새로운 재미를 안기고 있다. 이런 재미를 지상파 방송으로 옮겨온 것이 MBC ‘마이리틀텔레비전’이다. 1인 인터넷 방송과 방송 예능을 절묘하게 묶어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방시팝’ 또한 전문 PD가 아닌 연예인들이 자신만의 방송을 선보인다는 점에서는 ‘마리텔’과 맥락을 같이한다. 하지만 ‘방시팝’은 1인 방송이라기보다는 tvN 속 작은 방송국에 가깝다. ‘마리텔’이 인터넷을 통해 공개되는 단발성 방송들을 온라인 조회수에 따라 순위를 매기고 이를 편집해 방송에 내보낸다면, ‘방시팝’은 애초에 케이블 방송을 플랫폼으로 짧지만 연속적인 프로그램들을 선보이며, 매회 시청률로 흥행여부를 가린다. 시청률 공개 또한 단순히 순위를 매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제 방송국에서 그렇듯 기획자로 나선 출연자들이 다음 방송을 위한 보완점을 찾거나 방송 분량을 조율하기 위해 사용된다.
이렇듯 진짜 기획자로서의 면모를 갖춰갈 출연진이 ‘방시팝’ 속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프로그램들이 최근 제작발표회에서 공개됐다. 연출을 맡은 최성윤 PD가 “유세윤, 이상민, 장동민이 먼저 ‘마음 맞는 사람끼리 협의해가며 프로그램을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라고 제안해서 만들게 된 프로그램이다. 때문에 즐기자 주의로 우리가 즐거운 방송을 할 것”이라고 언급한대로 방송마다 각자의 개성이 뚜렷이 드러나 있다. 유세윤은 기상천외한 오디션 ‘쿠세스타 on TV’를, 이상민은 tvN 리얼리티 게임쇼 ‘더 지니어스’의 기획자로 나서 ‘더 지니어스 외전’을, 장동민은 남자의 원초적 본능인 승부욕을 겨루는 ‘장동민의 승부욕’을 선보인다. 유재환은 후발 주자로 합류해 아쉽게도 1회 녹화에는 참여하지 못했다. 그러나 제작발표회에서 특유의 유쾌한 웃음과 함께 “시청자에 가장 가까운 기획자로 유리한 점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많이 부족하지만 형들의 도움을 받아 열심히 하고 있다. 내 방송 역량이 늘어나는 걸 보는 재미도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방송계에 내로라하는 아이디어뱅크들이 모여 흥행보증수표 tvN 예능과 만났다. 그러나 새로운 도전인 만큼 위험부담도 크다. “만드는 사람과 출연자 모두가 즐거워야 보는 사람도 즐겁다고 생각한다”는 최 PD의 말처럼 시청자의 마음도 살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될지 기대가 모아진다. 10일 밤 11시 첫 방송.
kwh0731@sportsworldi.com
사진=CJ E&M 제공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