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이슈] 무한도전 '웃음사냥꾼' 시청자 뿔난 이유

[스포츠월드=김원희 기자] ‘무한도전’ 웃음사냥꾼 특집이 실패로 막을 내리며, 또 하나의 최악의 특집으로 기록됐다. 특히 이번화의 중심에 섰던 박명수의 태도가 시청자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지난달 31일 방송된 MBC 예능 ‘무한도전’에서는 웃음 사냥을 떠난 멤버들의 모습이 그려진 ‘웃음사냥꾼’ 특집이 방송됐다. 이번 특집은 최근 박명수가 출연한 MBC ‘마이리틀텔레비전’(이하 ‘마리텔’)에서 사망한 웃음을 애도하는 웃음 장례식 상황극을 시작으로, 멤버들이 시민들의 제보를 받아 웃음사냥꾼이 있는 곳으로 출동해 검증 후 생포하는 웃음 사냥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최근 ‘마리텔’에 출연해 ‘웃음사망꾼’이라는 굴욕적인 별명까지 얻게 된 박명수가 그 명예회복을 시도한 것. 그러나 많은 이들의 기대와는 달리 웃음사냥꾼의 부활은 없었다. 시청자 제보로 만난 일반인과 박명수의 지인 등에게서 재미를 얻지 못했고, 또 다른 흑역사로 남았다.

그러나 이번 방송의 진짜 문제는 ‘노잼’이 아니었다. 박명수는 이날 ‘개그인생 23년차’ 베테랑도 실패한 웃음사냥을 준비도 되지 않은 일반인들에게 기대했다. 그렇다고 일반인들의 웃음을 끌어내기 위해 특별히 무언가를 준비한 것도 아니었다. 결국 웃음 사냥에 실패한 일반인들은 민망해했고 “죄송하다”는 말을 전했다. 박명수는 또한 특집이 진행되는 동안 멤버들에게 짜증을 내는 등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이런 모습에 재미를 느꼈다는 시청자들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박명수 본인이 자초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제 3자가 애써야하는 진행방식을 이해할 수 없었다는 의견이다. 게다가 애를 쓴 제3자들이 사과를 하고, 박명수는 도리어 짜증을 내는 모습이 불편하게 다가왔다고 지적했다. ‘무한도전’ 시청자 게시판을 통해 “방송 보면서 화가 난 적은 처음”, “이번 특집은 무례한 도전”, “짜증내며 남 탓하기보다, 웃기려고 노력하는 모습 보였다면 재미는 없어도 화가 나진 않았을 것” 등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몰래카메라가 아니냐”는 의견까지 등장했다.

10년을 이어오며 국민예능으로 자리 잡은 ‘무한도전’이지만 늘 성공한 방송만을 선보인 것은 아니다. ‘초대박’이 난 프로젝트도, ‘폭망’한 프로젝트도 있었다. ‘무한도전’이라고 해서 항상 재미있을 수만은 없다는 것을 시청자들도 잘 알고 있다. 단순히 ‘노잼’ 특집이라 실망감을 나타낸 게 아니라는 얘기다. ‘무한도전’은 노력이 아름다운 프로다. 결과보다 과정에서 그 의미를 찾기에 긴 시간 사랑 받을 수 있었다. 그런 점에 있어서 박명수의 행동은 애청자들의 실망을 사기에 충분했다.

그동안 특집 등 박명수가 주축이 되는 특집은 대부분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막무가내식 고집이 웃음을 줄 때도 있었지만, 눈살을 찌푸리게 할 때가 많았다. 이번 ‘웃음사냥꾼’ 특집이 명예회복을 명분으로 내세웠던 만큼 ‘무한도전’답게 스스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성공여부에 상관없이 방송을 살리는 것은 물론, 정준하 말마따나 ‘유재석 없으면 안 되는 사람’이라는 인식에서 한 발 벗어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을 것이다.

kwh0731@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