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그아웃스토리] NC 최재원 "3년 만에 얻은 역할, 언젠간 최고 타자로!"

제 이름은 최재원입니다. 지난 2013년 8라운드 67순위로 NC에 입단했죠. 순위가 말해주듯 엄청난 기대치를 받는 선수는 아니었지만 프로에 들어가기만 한다면 분명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것이란 자신감은 있었습니다. 저희 팀의 손시헌·이종욱 선배도 처음부터 주목받는 선수는 아니었잖아요. 선배들을 롤모델로 삼으며 포기하지 말고 천천히 나아가자는 마음을 품었습니다.

NC의 창단 해이기도 했던 2013년은 52경기를 나가면서 나름 만족했지만 팀이 급성장한 지난 시즌에는 도통 출전기회를 잡기 힘들었습니다. 외야는 물론 내야 포지션까지 소화가능하지만 어느 포지션 하나 만만치 않은 경쟁이 기다리고 있었고 저는 살아남지 못했습니다. 128경기 중 2경기 출전. 지난 시즌 종료 후 처음 야구를 시작했던 때를 떠올려봤습니다. 그저 공을 치는 것이 좋아 시작한 야구인데 본격적으로 시작하니 너무 힘들어서 2년간 야구를 포기한 적도 있었죠. 부모님은 힘들면 그만해도 괜찮다고 격려해주셨지만 정작 한 발짝 떨어져 있으니 야구가 그리워서 마음을 다잡고 다시 시작한 그때를요. 경쟁이 힘들다고 여기서 또 도망치면 아무 것도 아닌 사람이 될 것 같아 올 시즌을 앞두고 절차탁마했습니다.

하늘이 도와준 걸까요. 김경문 감독님의 눈에 띄어 ‘대주자’라는 포지션을 얻게 되었습니다. 입단 3년 만에 처음으로 내 자리가 생겨 너무 행복했습니다. 감독님이 열심히 하고 ‘끼’가 보이는 선수에게 무한의 신뢰와 기회를 주는 분이란 것을 알기에 더욱 기뻤습니다. 목표도 도루 20개를 잡았습니다. 결국 14개밖에 못 했지만요. 다음 시즌에는 더 나은 제가 될 거란 기대감이 커졌습니다.

생애 첫 포스트시즌 엔트리에도 포함됐습니다. 결코 잊을 수 없는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 대타로 나가 생각도 못한 홈런까지 기록했습니다. 야구를 시작하고 나서 그렇게 연락을 많이 받은 적은 처음입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저희 팀은 홈에서 한국시리즈 티켓을 두산에 넘겨줬죠… 제가 못한 것보다 더욱 분했습니다. 다음 시즌은 무조건 더 잘해서 팀에 더 도움이 돼야겠다는 각오가 뚜렷해졌습니다.

제 나이 올해로 스물 다섯살입니다. 군대도 가야 합니다. 어린 나이에 주전 자리를 차지한 (박)민우나 (나)성범이 형을 보면 솔직히 부러운 마음도 듭니다만, 야구의 전성기는 선수마다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대주자에서 잘하면 주전의 기회도 올 테고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가 되는 날도 오겠죠. 스스로에 대한 믿음만 간직하고 있다면요. 

정리=박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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