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지방 현장 일용직으로 근무하며 몽골에 있는 가족들에게 생활비를 보내며 생계를 이어가던 자르갈사이함(52)씨는 4년 전 여동생의 신장이식 수술을 간병하기 위해 입국한 벌러르체체그(45)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두 사람 슬하에서 지난 5월, 임신 29주 만에 태어난 아마르는 예정일보다 3개월이나 빠르게 태어났다. 저체중 미숙아였던 아기의 몸무게는 고작 1.57㎏였다. 설상가랑으로 태어난 지 열흘 만에 혈변과 무호흡 증상을 보여 자칫 생명이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게 됐다.
아마르는 병원에서 ‘신생아 괴사성 장염’을 진단받고 항생제 치료를 받았지만 오히려 악화돼 지난 7월3일 중앙대학교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신생아 괴사성 장염’이란 장의 점막세포에서 괴사가 일어나며 치명률은 약 20%정도로 알려진 질환이다. 이승은 소아외과 교수는 “저체중의 미숙아로 태어난 아기의 경우 ‘괴사성 장염’ 등에 걸릴 가능성이 크며, 특히 환아의 경우 병원에 왔을 당시에는 전신상태가 좋지 않아 자칫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며, “미숙아로 태어나 수술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다행히 신속하게 응급수술을 하게 돼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가까스로 꺼져가는 생명의 씨앗은 살렸지만 아마르와 가족들에겐 또 다른 시련이 찾아왔다. 고액의 병원 치료비였다. 타국에서 막노동을 하며 생계를 버티던 부부는 이를 감당할 길이 없어 참담하기만 했다. 하지만 이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중앙대병원 교직원들은 새생명기금과 복지재단의 지원을 받아 의료비 일부를 지원하기로 약속하면서 훈훈한 미담을 전하고 있다.
벌러르체체그씨는 “고향을 떠나 멀리 이국땅인 한국에서 어렵게 얻은 소중한 아들을 낳자마자 잃을 뻔 했는데, 소아청소년과 이나미 교수님과 소아외과 이승은 교수님을 비롯한 병원 의료진의 지극 정성어린 치료와 병원의 도움으로 소중한 새 생명을 다시 얻을 수 있게 되어 이루 말할 수 없이 기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아마르의 진료를 돌보고 있는 이나미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지금은 아기의 체중이 3㎏을 넘은 가운데, 특별한 증상이 없으면 경과를 지켜본 뒤 이르면 이번 주 안에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yun0086@sportsworldi.com
중앙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아마르(오른쪽)은 어머니 벌러르체체그(가운데)와 이나미 소아청소년과 교수(왼쪽)의 보살핌 하에 건강을 되찾고 있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