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보기] 마라토너를 꿈꾸던 이쓰링 ‘사격 천재’가 된 사연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마라토너를 꿈꾸던 한 소년가 세계를 주름잡는 ‘사격 천재’로 성장한 사연이 시선을 모으고 있다. 바로 중국의 이쓰링(26·Yi Siling)이다.

이쓰링은 중국을 대표하는 10m 공기소총 여자부 간판 스타다. 지난 2012 런던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획득하는 등 최근 3년간 세계선수권, 월드컵, 그리고 올림픽까지 모두 15개 대회에 출전해 12번 결선에 진출했으며 그중 9개 메달을 획득했다. 이 중 5개가 금메달이다. 이번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광주U대회)에도 유력한 우승 후보다.

국제대회에서는 잘 알려진 스타지만, 그녀의 이력은 아는 이가 없다. 사실 그녀는 중국 구이양에 위치한 초등학교에서 육상부로 활동했다. 그의 주종목은 마라톤. 마라토너를 꿈꾸던 이쓸링은 우연한 기회에 사격 선수로 전향했다. 한 체육학교 사격 코치가 구이양을 찾았다가 그녀를 발견하고 스카우트했다. 사격에 ‘사’도 모르는 그녀지만 남다른 집중력으로 빠르게 적응했다. 특히 페이스 유지를 하면서 천천히 오랜 시간 코스를 달려야하는 마라톤과 달리 빠른 사격술로 시선을 모았다. 다른 선수가 과녁을 겨누고 있는 시간에 이쓰링은 이미 총을 쏘는 모습을 보였다. 가장 빨리 쐈고, 가장 정확한 사격술을 선보였다.

재능을 뽐내며 중국 사격계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지만, 그 과정은 쉽지 않았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사격 연습에 필요한 비용을 감당하지 못했고, 결국 사격을 포기하고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어야 했다. 이때 또다시 운명이 그녀를 사격장으로 이끌었다. 그녀의 재능을 아깝게 생각한 광둥성 사격팀이 그녀를 영입했고, 이 계기를 바탕으로 2008년 국가대표팀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후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사격 여자 10m 공기소총 1위와 여자 10m 공기소총 단체전, 50m 소총 3자세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이쓰링 시대’를 알렸다.

26살의 이쓰링은 사실상 이번이 마지막 유니버시아드 대회 출전이다.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개인전에서는 5위에 머물렀다. 이번 광주U대회를 통해 반전을 노리고 있다. 이번 대회 10m 공기 소총, 50m3자세 소총, 그리고 같은 종목의 단체전 2경기에 출전하는 이쓰링이 어떤 성적표를 안고 고국으로 향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 = 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 조직위원회 제공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