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스틴슨 원투펀치마저 붕괴… KIA 진짜 위기 왔나

〔스포츠월드=송용준 기자〕“팀이 위기다.”

김기태 KIA 감독이 지난 4일 수원 kt전에 3-12로 완패해 팀이 3연패에 빠지자 남긴 한 마디다. 단순히 연패라 나온 말이 아니다. KIA는 올 시즌 개막 6연승 직후 4월초 5연패를 했었고, 4월에는 4연패도 한 번 더 있었다. 6월말에도 3연패를 한 차례 기록했지만 김 감독은 위기란 말을 입에 담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3연패는 충격이 다르다. 어떻게든 사수해 왔던 5할 승률에서 -2승이 됐다는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그동안 탄탄하게 버텨왔던 선발진이 길어야 고작 2회를 버티며 연거푸 무너졌다는 점에서 그렇다.

3연패의 시작이었던 2일 광주 한화전에서 김병현이 1과 3분의 2이닝 6실점으로 조기강판 된 데 이어, 3일 수원 kt전의 선발 조쉬 스틴슨이 2이닝 6실점(5자책점)으로 부진했다. 이어 4일 kt전에서는 믿었던 에이스 양현종마저 1과 3분의 1이닝 만에 백투백 홈런으로 2실점한 뒤 일찍 마운드를 내려왔다. 양현종의 경우 누적된 어깨피로 탓에 하루 늦춰 등판했음에도 구속이 떨어지는 등 좋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렇게 선발 조기 붕괴 3연패 중 두 경기가 팀의 원투펀치인 양현종과 스틴슨이 나선 게임이었기에 심리적인 여파가 더 커보인다. KIA가 팀타율 최하위임에도 승률 5할을 버텨온 것은 6월말까지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이 4.34로 전체 1위를 내달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부진으로 4일 현재 KIA 선발의 평균자책점은 4.55까지 떨어져 4위권으로 내려앉았다. 무기력한 타선 속에 선발진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은 미래가 험난하다는 지표이기에 위기라고 느낄 수밖에 없다.

더욱 문제인 것은 당장 선발진에 구멍이 생겼다는 점이다. 김기태 감독은 5일 kt전 서재응에 이어 7일 목동 넥센전에 임준혁까지만 선발이 정해진 상태라고 밝혔다. 그 이후는 누구를 낼지 결정이 힘든 상황이다. 외국인 투수 필립 험버를 필두로 유창식 김진우 등은 각기 부진과 부상 등으로 1군에서 빠져 있다. 올 시즌 11명이나 되는 투수를 선발로 활용하는 인해전술을 썼음에도 여전히 선발이 부족하다. 그렇다고 방망이가 터질 기미가 보이는 것도 아니다. 김 감독으로서는 위기를 돌파해줄 ‘난세 영웅’이 나타나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eidy015@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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