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드래곤' 전남 오르샤, 감춰둔 발톱 꺼내다

〔스포츠월드=박인철 기자〕‘어린 용’ 오르샤(23·전남)가 물오른 득점포로 전남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오르샤가 28일 전북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18라운드 전북과의 원정경기에서 전반 12분 선제골을 넣었다. 오르샤의 리그 5호골이자 최근 4경기 연속골이다.

비록 경기는 전북의 거센 추격 끝에 2-2로 비겼지만 오르샤의 존재감은 전주성(전북월드컵경기장 애칭)에 확실히 각인됐다. 골을 넣는 과정이 예술이었기 때문이다. 오르샤는 화려한 발재간으로 노련한 수비수 조성환을 제친 후 윌킨슨의 태클이 들어오자 벼락같은 오른발 슛으로 전북 골문을 갈랐다. 순간 탄성이 나올 정도로 예술적인 장면이었다. 후반 28분에도 최철순과 김기희를 발재간으로 제친후 빠른 스피드로 돌파했다. 아쉽게 골에는 실패했지만 오르샤는 이날 혈혈단신으로 전북 전/현 국가대표 포백을 붕괴시켰다.

크로아티아에서 온 어린 용이 무섭게 날아오르고 있다. 시즌 초 K리그 특유의 거친 몸싸움과 끈끈한 수비에 고전했지만 이내 타고난 기량으로 극복했다. 5월까지 한 골에 그쳤던 오르샤는 6월 5경기에서만 4골을 넣었다. 공교롭게 4골 모두 전반전에 나왔고 그가 골을 넣은 경기에서 전남은 무패(3승1무)다. 오르샤가 날아오르자 전남의 성적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29일 현재 서울, 울산 등 쟁쟁한 강호들을 제치고 4위다.

17세부터 프로 생활을 시작한 오르샤는 연령별 대표를 모두 거친 엘리트 선수다. 노상래 전남 감독이 무려 1년을 공들여 영입한 오르샤는 킥 능력과 빠른 스피드, 좌·우를 가리지 않고 뛰어논다. 노 감독은 어린 오르샤의 기량과 성장 가능성에 반해 지난 시즌 영입하려 했지만 그의 선택은 슬로베니아 리그였다. 차선택으로 영입한 크리즈만이 한국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1년 만에 팀을 떠나자 노 감독은 다시 오르샤 영입에 나섰고 결국 전남으로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1년의 기다림은 성적으로 보답 받고 있다.

K리그 베테랑 공격수 스테보도 “나보다 더 K리그 클래식에서 오래 활약할 선수”라며 오르샤의 기량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적응을 마친 어린 용이 발톱을 꺼내고 K리그 클래식을 점령하고 있다. 

club1007@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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