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만의 11년만의 끝내기 한방, 그 뒤에 숨겨진 ‘베테랑의 헌신’

〔스포츠월드= 인천 정세영 기자〕9회말 SK와 한화가 6-6으로 팽팽하게 맞선 인천 SK행복드림구장.

베테랑 내야수 박진만(39·SK)가 끝내주는 한방을 날렸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SK 김강민이 볼넷을 골라 1루를 밟았다. 김강민은 곧바로 대주자 나주환으로 교체됐고, 다음 타석에는 박진만이 나섰다. 박진만은 볼 카운트 1B-1S에서 상대 권혁이 던진 3구째에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고, 이 타구는 쭉쭉 뻗어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이날 승부를 가른 끝내기 홈런이다. 박진만의 이번 시즌 2호째 홈런.

박진만이 1군 데뷔 후 끝내기 홈런을 날린 것은 이번이 3번째. 박진만의 가장 최근 끝내기 홈런은 현대 시절이던 2004년 6월9일 수원 LG전에서 9회 서승화를 상대로 끝내기 솔로포를 터뜨린 것이 마지막이었다. 무려 4035일 만에 끝내기 홈런을 날린 박진만은 당당히 베이스를 돌아 홈에서 팀 동료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전성기 시절 ‘국민 유격수’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내야수였던 박진만은 최근 두 시즌 동안 ‘이제는 내리막길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말을 들었지만, 올해 내야 전포지션을 소화하는 ‘만능 유틸리티맨’으로 맹활약 중이다. 특히, 지난해 주전 유격수 자리를 김성현에게 내줘 의욕이 떨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유틸리티맨’이라는 올해 새로운 임무를 부여받고 스프링캠프에서 연신 굵은 땀방울을 흘렸고, 그 노력의 결실을 맺고 있다.

박진만은 이날 경기 뒤 “권혁의 직구가 좋아 타석에 들어설 때부터 직구를 노리고 들어갔던 부분이 주효했다. 경기 시작 전부터 오늘 경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오늘 지면 팀 분위기가 많이 가라 앉을 것이라고 생각해 타석에서 더욱 집중했다. 결승 홈런으로 이겨 다행이다. 우리는 곧 올라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niners@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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