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 ERA 1.47… 2010년 류현진 뛰어넘을까

〔스포츠월드 송용준 기자〕짜도 너무 짜다. 양현종(27·KIA)이 KBO리그에서 독보적인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2010년 류현진(당시 한화)의 기록을 뛰어넘을 기세다.

양현종은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전에 선발로 나와 6이닝 4피안타 1볼넷 6탈삼진을 기록하는 호투로 팀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최근 4연승과 LG전 4연승을 챙기며 시즌 7승째(2패)를 거뒀다. 3회부터 5회까지 매이닝 위기가 닥쳤지만 뛰어난 관리능력을 선보이며 좀처럼 점수를 내주지 않았다. 그로 인해 1.58이던 평균자책점도 1.47(91과 3분의 2이닝 15자책)로 떨어뜨리며 이 부문 타의 추종의 불허하는 선두다. 2위 유희관(두산)이 3.12인 것과 비교하면 짠물피칭을 넘어 ‘염전피칭"이라고 불러야 할 정도다.

양현종의 ‘소금기’는 5월 중순부터 본격화됐다. 시즌 초반만해도 실점은 적었어도 볼넷을 남발하는 등 내용이 좋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난 5월23일 광주 삼성전을 시작으로 29일 광주 NC전, 그리고 6월4일 잠실 두산전 완봉승까지 3경기 등판에서 한 점도 내주지 않는 등 25이닝 연속 무실점의 쾌투로 컨디션이 본궤도에 올랐음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올 시즌 14번의 선발등판에서 11차례나 퀄리티스타트를 선보였고, 5월이후 8경기에서는 한 경기 최다실점이 2점에 불과하다.

양현종의 페이스가 유지된다면 2010년 류현진의 평균자책점 1.82(192와 3분의 2이닝 39자책)이후 처음으로 1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시즌을 마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류현진의 1점대 시즌 평균자책점은 1999년 이후 유일하다. 올 시즌 양현종이라면 충분히 도전해 류현진보다 더 좋은 기록을 낼 가능성이 보인다. 무엇보다 지난해 시즌 중반 이후 구위가 떨어지며 부진했던 교훈을 바탕으로 올 시즌 스프링캠프에서 실전 투구를 하지 않는 등 페이스를 늦게 끌어올린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다만 양현종은 “이닝을 많이 소화하지 않아 중간투수들에게 미안했다. 앞으로도 평균자책점에 신경쓰기보다 긴 이닝을 소화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마음을 비우고 있다. 하지만 짠물 피칭의 기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eidy015@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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