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회 풍경소리] 석탄일은 명절이며 축제

음력 사월초파일은 누구나 알고 있듯이 부처님이 세상에 태어나신 석가탄신일이다. 석탄일은 불교뿐만 아니라 우리 민족에게 큰 의미가 담겨있는 날이다. 석탄일을 맞으면서 부처님과 석탄일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는 기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석탄일은 흔히들 초파일이라고도 하는데 불가에서는 불탄일(佛誕日) 또는 욕불일(浴佛日)로 부르기도 한다. 석가모니는 기원전 563년에 인도의 카필라왕국에서 태어나셨다. 태어난 날은 2월8일 또는 4월8일 이라고 문헌에 적혀 내려온다. 불교 종주국인 인도에서는 음력 4월8일을 석탄일로 하고 있다. 유엔에서는 1998년 스리랑카에서 있었던 세계불교도회의의 안건을 받아들여서 양력 5월에 보름달이 뜬 날을 석가탄신일로 정해서 기념행사를 한다.

석탄일에는 대중들에게 친숙한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석탄일을 대표하는 행사는 연등놀이라고 할 수 있다. 석탄일 연등행사의 유래는 아주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라시대에 나라의 발전과 풍년을 기원했던 연등회가 바로 그것이다. 고려 때는 연등회가 민간으로 확대 됐고 궁궐에서 열리던 팔관회와 함께 국가적 규모의 불교의식으로 자리 잡았다. 조선시대 들어 규모가 축소됐지만 민간에서는 전통적인 세시풍속의 하나로 전승되어 내려왔다. 지금도 석탄일이 다가오면 도심 곳곳에 연등이 내걸려 옛 풍속을 이어받고 있으며 거리를 색색으로 물들여 시민들에게 아름다운 볼거리를 선사한다.

석탄일에는 연등행사 외에도 다양한 행사들이 열리는데 일반 사람들은 잘 모르는 놀이도 많다. 욕불(浴佛)행사도 그 중의 하나이다. 욕불행사는 석가모니가 태어나셨을 때 아홉 마리의 용이 와서 목욕을 시켰다는 전설에 따라 부처를 목욕시키는 의례이다. 탄생불을 욕불기(浴佛器)에 모시고 바가지에 물을 담아 목욕의례를 행한다. 주사위를 던져서 하는 성불도 놀이도 있는데 오락을 하면서 불교를 배우고 생사가 없는 해탈의 경지에 어떻게 이르게 되는지를 알게 해준다. 불자들의 신심을 더 깊게 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놀이다. 탑돌이 역시 석탄일에 열리는 대표적인 행사이다. 석탄일에 행사를 마친 뒤 탑을 돌면서 가정의 행복과 평안을 기원하는 의식이 탑돌이다. 처음에는 불가에서 행해지는 의식의 하나였지만 점차 발전해서 대중들도 함께 하는 민속행사가 됐다.

이런 행사들은 불가에서 주도적으로 이끌었지만 결코 불가의 행사로만 존재했던 것이 아니다. 많은 대중들이 함께 했다는 점이 석탄일 행사의 대표적인 특징이다. 모두가 함께 했다는 것은 석탄일이 불교만의 종교행사가 아니고 모든 사람들의 행사였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렇게 석탄일은 온 국민이 어우러져 기뻐하고 실질적인 나라의 명절이었고 축제의 하나였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현대에 들어서면서 불교인들만 참여하는 행사로 의미가 많이 축소됐다. 일반 대중들은 단순히 하루 쉬는 날로만 여기는 경우가 많아졌다. 석탄일의 진정한 의미가 잊히고 있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이 크다.

부처님은 생로병사에 시달리는 세상의 대중들을 위해 설법을 펼치셨다. 고통의 바다에서 괴로워하는 중생들에게 깨달음의 길을 알려주셨다. 대자대비의 모습을 보여주시고 직접 행하셨다. 석탄일은 명실상부한 국가적 명절이고 축제이다. 큰 의미가 담겨있는 석탄일을 예전처럼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기를 빌어본다. 석탄일이 부처님 가르침을 되새기는 날이 되기를 기원한다.

김상회 (사)한국역술인협회 중앙부회장 www.saju4000.com 02)533-8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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