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분석] 병역기피 논란, 왜 유승준에게만 가혹할까

[스포츠월드=윤기백 기자] ‘스티브 유’ 유승준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13년 전 병역기피자로 낙인이 찍힌 채 한국땅을 밟지 못했던 그가 용기를 내서 대중앞에 섰다.

유승준은 19일 홍콩에서 진행된 인터넷 방송을 통해 ‘병역기피 논란’과 관련 심경을 털어놨다. 1시간 30분 분량으로 전파를 탄 유승준의 못다한 이야기는 질의응답 형식으로 각종 논란들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답을 했고, 유승준도 무릎도 꿇고 눈물도 글썽이는 등 자신의 진심을 표현하려 애썼다. 그러면서 해병대 홍보대사, 허리수술, 미국 시민권 취득, 군 입대 등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답변했다.

먼저 유승준은 “여러분 안녕하세요. 가수 유승준입니다”라고 첫 인사말을 건네며 “사죄하는 마음으로 무릎을 꿇었다. 이 자리는 내 심경 고백도 아니고, 어떤 변명의 자리도 아니다. 여러분들께 내 잘못을 사죄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한국에서 병역의 의무를 지고 있는 많은 젊은이들에게 물의를 일으키고 허탈하게 한 점, 사죄하는 마음으로 나왔다. 내 마음에 있는 가장 진실된 것을 솔직하게 말씀드리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유승준은 ‘심경고백’, ‘변명’이 아니라고 강조했음에도, 각종 논란에 대해 사과보단 해명에 힘썼다. 먼저 유승준은 38세를 넘긴 시점에서 사과를 하는 이유에 대해 “지난해 7월 한국 관계자에게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귀화한 뒤 군대를 가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군 면제) 만 38세 제한이 80년대 태어난 사람들에게만 해당되고, 70년대 출생자들은 만 36세까지였다. 그렇게 무산됐다”고 해명했다.

2002년 당시 군입대 발언에 대해 유승준은 “한 기자가 집 근처에 와서 ‘너 군대 가야지?’란 유도질문을 했고, 긍정적으로 ‘군대 가야죠’라고 대답했다. 그런데 다음날 해병대 자진입대라고 신문 1면에 났다. 그래서 군대를 간다고 말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시민권 취득에 대해서는 부모님을 이유로 꼽으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던 상황이고, 가족이 전부 미국에 있다보니 시민권을 취득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유승준은 논란 당시 재빠른 대응을 하지 못한 점에 대해 “상황판단이 안됐다. 내가 피해자인줄 알았다”고 힘주어 말하며 “그땐 그 문제에서 도망치고 싶었다. 그게 제일 바보였던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이 문제도 있지만, 더이상 이렇게 살아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었다. 한국 혈통으로 태어나 한국에서 유승준이란 이름을 가졌는데, 나이를 봐서도 가족을 봐서도 (직접 해명하는 자리를) 가졌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유승준은 “국민을 우롱하거나 기만하거나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군대를 가고자 했지만 개인적인 이유로 가지 못했다. 약속을 지키지 못한 일련의 행동들과 빨리 뉘우치지 못한 점에 대해 드릴 말씀이 없다. 죄송하다”고 말을 맺었다.

그렇게 유승준은 ‘병역기피 논란’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을 모두 쏟아냈다. 90분이란 시간이 그에겐 굉장히 짧게 느껴졌겠지만, 그가 13년 동안 하지 못했던 말을 드디어 하게 된 것. ‘사죄’보단 ‘해명’에 가까운 시간이었지만, 그를 향한 오해도 어느 정도 풀 수 있는 순간이었다.

물론 판단은 국민들의 몫이다. 그의 사죄와 해명을 진심으로 느낄 수도, 또 그의 잘못을 여전히 괘씸하게 느끼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특히 일각에선 ‘왜 유승준에게만 이토록 가혹할까’란 여론도 제기되고 있다. 이현도, 김무열, 김우주 등 병역기피 연예인들이 많지만, 유독 13년 동안 한국땅을 밟지 못하는 유승준이 안쓰럽게 느껴진다는 게 그 이유다.

윤기백 기자 giback@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