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현이 영화 ‘위험한 상견례2’로 다양한 연기에 도전했다. ‘위험한 상견례2’는 겉으로 보기엔 단순한 코미디 영화지만, 그 속에 있는 홍종현에겐 다양한 장르를 가진 영화다. 먼저 홍종현은 재벌남 포스의 번듯한 모습부터, 찌질한 고시생의 모습을 선보이며 캐릭터간 반전을 줬다. 덕분에 그동안 발견할 수 없었던, 소위 말하는 ‘없어 보이는’ 홍종현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다. 홍종현은 이번 영화를 통해 액션에도 도전했다. ‘13구역’ 시리즈, ‘트레이서’에서 선보였던 파쿠르 액션을 직접 선보인 것. 홍종현은 직접 담도 넘고, 도심을 질주하며 액션배우로서의 가능성도 열었다. 또한 홍종현은 극 초반에 등장하는 카체이싱에도 직접 도전했다. 평소 자동차, 오토바이, 보드 등 익스트림 스포츠를 좋아하는 홍종현은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직접 장면을 소화했다. 덕분에 홍종현이 등장하는 신은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매 순간 긴박감이 넘쳤다.
“예전부터 밝은 캐릭터를 해보고 싶었어요. 가끔 예능이나 패션 프로그램을 하는 이유가 작품에서 보여드릴 수 없었던 평범한 일상이나 실제 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기 때문인데요. ‘위험한 상견례2’도 그 연장선인 것 같아요. 예전엔 차가워보이는 역할을 많이 맡았는데, 언제까지 그런 역할만 할 순 없잖아요. 또 제겐 이런 밝은 모습들이 있는데, 시간이 더 지나면 새로운 연기에 도전하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가능한 한 빨리 도전하고 싶었고, 그러던 중 ‘위험한 상견례2’란 작품을 만나게 됐어요”
홍종현은 전작인 MBC 드라마 ‘마마’에서 인상깊은 연기를 펼쳤다. 송윤아, 문정희와 함께 좋은 연기를 선보였고, 캐릭터상으로도 감성 소모가 많은, 굉장히 힘든 역할을 맡았다. 그래서 차기작은 더 진지한 작품이 될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홍종현의 선택은 모두의 예상을 깬 코미디 영화였다. ‘위험한 상견례2’가 홍종현의 마음을 움직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먼저 영화 속 가장 기억에 남는 홍종현의 장면은 파쿠르 액션이다. 우리나라에선 사실상 전무한 분야의 액션이고, 젊고 날렵한 홍종현에겐 최적의 액션이었기 때문. 무엇보다 홍종현이 직접 하지 않아도 될 파쿠르 액션인데, 굳이 자처해서 액션신을 촬영했다고 하니, 그의 연기를 향한 진정성은 말로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평소 활동적인 것을 좋아하는데, 그중에서도 파쿠르 액션은 꼭 해보고 싶었어요. 처음엔 제 분량이 많이 없었는데, 감독님께 졸라서 제가 직접 하겠다고 했어요. 파쿠르 액션을 10년 정도 연습하신 분이 계셨는데, 그분께 현장에서 직접 배웠죠. 위험한 장면은 제가 직접 소화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제 뒷모습만 나오는 건 관객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잖아요. 최대한 제가 할 수 있는 만큼은 욕심부리지 않고 직접 하는 방향으로 했어요.“
또하나 기억나는 홍종현의 장면은 쓰레기 더미를 뒤집어 쓴 채 고사장으로 향하는 모습이다. 발끝까지 내려올 기세의 다크서클과 썩은 냄새가 진동할 것만 같은 실감나는 쓰레기 분장은 ‘찌질남’ 홍종현을 완성했다. 사실 그렇게까지 망가질 필요는 없는데, 홍종현은 이번 작품을 위해 자신을 많이도 내려놨던 것 같다.
“일단 쓰레기 분장에서 쓰인 소품 중엔 모형은 없었어요. 처음엔 맛있는 냄새가 났는데, 나중에 섞이니깐 이상하더라고요(웃음). 음식물 쓰레기가 왜 악취가 나는지 제대로 알게 됐어요. 분장도 평소보다 과하게 했는데,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어요. 다크서클에 수염까지 전혀 상상할 수 없었던 모습인데, 그저 그 순간을 충분히 즐겼다고 할까요(웃음). 또 이왕 망가질 거면, 제대로 망가지고 싶었어요. 분명 망가져야 하는 역할인데, 덜 망가지려고 용 쓰는건 배우가 아니잖아요. 제 망가짐을 즐기면서 촬영에 임했습니다.”
“카체이싱도 제가 하겠다고 했는데, 위험할 수 있어 많이는 못했어요. 대신 후진하는 장면들은 제가 직접 촬영했는데요. 감독님께서 제가 찍은 장면을 쓰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열심히 찍었어요. 다만, 지그재그로 운전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땐 감독님이 차를 많이 아끼시는 것 같아서 조심스럽더라고요(웃음). 아마 제 차였으면, 막 밟았을 거예요.“
이렇듯 ‘위험한 상견례2’에서는 홍종현의 다양한 매력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홍종현도 작품과 캐릭터를 위해 아낌없이 온 몸을 던졌고, 스크린 첫 주연작으로 손색없는 결과물을 완성시킬 수 있었다. 끝으로 아직도 ‘위험한 상견례2’를 보지 못한 관객들을 위한 관전팁을 부탁했다.
“영화적으로 볼거리는 참 많아요. 감독님께선 ‘위험한 상견례2’를 ‘코액스’라 불렀죠. 코미디·액션·스릴러 영화의 줄임말인데요(웃음). 관객분들이 웃으시라고 만든 영화니깐, 팔짱끼고 보시진 마시고요. 가벼운 마음으로 재밌게 즐기시면 좋을 것 같아요. 또 개인적으로도 큰 도전이었는데요, 부족하더라도 제 가능성을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윤기백 기자 giback@sportsworldi.com
사진=위드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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