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이규석은 ‘사랑하기에’ ‘사랑의 대화’로 비슷한 시기 인기를 모았던 동료 가수 이정석과 함께 콘서트를 진행 중이기도 하다. 이름 하여 ‘이규석, 이정석의 토크 발라드’ 콘서트다. 지난 2월 초 진행했는데 반응이 좋아 오는 24일 서울 성수아트홀에서 다시 한 번 공연을 개최한다. 그러면서 최근 원음방송 라디오 ‘노래 하나 추억 둘’의 새 DJ가 됐다. 11년만이다.
1980년대 말 1990년대 초, MBC 표준FM의 밤 9시 프로그램이었던 ‘우리는 하이틴’에서 탤런트 주희와 함께 진행을 맡았던 이규석은 11년 전 경인방송 라디오 프로그램 ‘유쾌한 오후 4시’ DJ가 마지막이었다. 물론, 라디오 진행 하면 이규석과 주희가 DJ로 나섰던 MBC 표준 FM의 ‘우리는 하이틴’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우리는 하이틴’이요? 그 당시 야구 중계가 원수 같았죠.(웃음) 생방송이었으니까 야구 중계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다 9회말 투아웃 이정도 됐는데 안타 치고 연장하면 그냥 집으로 가야 했으니까요. 그럴 때면 우리끼리 씩씩 거리고 그랬죠. 9시20분 전까지 야구가 끝나면 방송이 가능했어요. 그리고 국군방송에서도 라디오를 진행했죠.”

“그 때는 서로 끈끈했던 게 있었어요. 항상 음악 프로그램 말미에 떼창으로 끝났어요. 끝나면 항상 우리는 모였어요. 특히 방배동으로 많이 갔죠. 박학기, 오석준, 박정운, 장필순 다 친했어요. 모임이요? 이십 몇 년 된 ‘우거지’라는 모임이 있긴 해요. 임하룡 형님이 제일 나이가 많고 탤런트 주희, 최홍림, 여자 탤런트들 몇 명 있고 영화 관계자들도 있어요. ‘우거지’는 벗우(友), 클거(巨), 뜻지(志)에요. 주희요? 주희는 현재 영화제도 하고 극장 이사장이에요.”
이규석은 그러면서 자신들의 시절이 아직 조명을 받지 못한 점을 아쉬워했다. 실제 tvN의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로 1990년대 초중반과 중후반 가요계나 그 시절 20대들이 조명받고 있긴 하다. MBC ‘무한도전’의 ‘토토가’ 역시 1990년대 중후반 가수들을 다시 불러들였다.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초반 발라드의 황금기가 분명 존재했는데 아직까지 조명을 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요즘 솔직히 말해서 우리 윗세대들도 그러시겠지만 어린 친구들의 트렌디한 음악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안 다가오더라고요. 대부분 우리 때 음악을 다시 듣고 그래요. 그래서 이정석 씨랑 콘서트 하잖아요. 분명히 우리 팬들이나 우리 같은 세대들도 같은 생각일 것이고 우리가 듣던 음악들을 들려드리면 좋아하겠다는 생각에 작업을 하고 있어요. 실제로 공연에서도 우리 노래는 당연히 하고 80년대 중후반이나 90년대 초 노래들을 하면 참 좋아들 하세요. 워낙 유명했던 노래도 있지만 잊고 지냈던 노래들도 있을 것이고요. 자꾸 들려드려야죠.”

“좋죠. 사실 그 때 보면 우리 때 노래들이 멜로디가 좋은 게 많았죠. 좀 더 고급스러워지고 멜로디도 좋은 노래들이었어요. 가사도 애절하고 시적이었어요. 충분히 사랑받을 수 있는 노래들이에요. 요즘 사람들이 빠른 것에 익숙하고 자극적인 것만 좋아하니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가수들끼리 늘 하던 이야기가 뭉쳐야 한다는 거죠. 정작 가수들끼리 잘 안 뭉쳐져요. 그런 이야기를 서로간에 많이 하지만 정작 하려고 하면 피하게 되고 따지게 되는 거죠. 자신을 죽일 줄 알아야 하는데 그게 이정석 씨랑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우리가 잘되면 다른 동료들과도 크게 판을 벌일 수 있으니까요.”
록밴드에서 시작해 각종 예능을 섭렵하고 솔로로 데뷔할 때는 프리미엄 포크발라드인 ‘기차와 소나무’를 들고 나왔던 이규석. 그의 노래 만큼이나 그 역시 다시 조명받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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