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보지 말고 느껴라…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스포츠월드=윤기백 기자] 절정의 순간, 눈보단 귀로 만끽하라.

영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가 26일 전야 개봉, 뜨거운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모든 것을 다 가진 CEO 이자 거부할 수 없는 완벽한 매력의 섹시한 크리스찬 그레이(제이미 도넌)와 아찔한 사랑에 빠진 순수한 여대생 아나스타샤(다코타 존슨)의 본능을 깨우는 파격 로맨스.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남자로 손꼽히는 모델 출신 배우 제이미 도넌과 2015년 최고의 신데렐라 다코타 존슨의 호흡만으로도 충분히 화제가 된 작품이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굉장히 농염한 영화다. 늪에 빠지면 한동안 헤어나올 수 없는 것처럼, 이 영화에 빠져버리면 쉽사리 헤어나오기 힘들 정도다. 제이미 도넌의 마성에 반해, 다코타 존슨의 매력에 빠져있다보면 두시간이 금새 흘러갈 정도. 영화가 절정에 다다르게 되면 자리에서 쉽게 일어나지 못할 정도다.

그렇다고 영화 속에 파격적인 장면신만 등장하는 건 아니다. 끝없이 돌고 도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그레이와 아나스타샤의 농염한 감정선이 쉴 새 없이 밀고 당기기를 반복한다. 다만 느낌보다 액션(?)을 원하는 일부 관객들에겐 영화가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남성의 경우 느낌보단 행위에 더 큰 자극을 받기 때문. 하지만 여성 관객들의 경우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에 더욱 집중하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서서히 끌어오르는 감정선이 절정의 순간에 달할 때, 끊임 없이 관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 때문. 굳이 눈을 크게 뜨지 않아도 될 만큼,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관객들과 느낌으로 소통하며 절정 그 이상의 만족감을 선사한다.

그래서 이 영화를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눈보단 귀를 추천한다. 하나하나 세밀하게 장면을 살펴보는 것보단, 두 사람의 몸이 만들어내는 소리와 함께 그들의 파르르 떨리는 음성을 집중한다면 기대 이상의 감흥을 느낄 수 있을 터. 찰싹 몸을 터치하는 은밀한 채찍소리에만 귀 기울여 들어도, 이 영화가 선사하는 재미의 50% 이상은 충분히 느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끝으로 비욘세가 부른 ‘Crazy in Love’의 특별 마스터링 버전은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의 농염하고도 은밀한 감성과 잘 어울리는 곡. 두 주인공 사이의 감정을 한층 더 풍부하고 리드미컬하게 그려내고 있다. 또한 비욘세의 또다른 곡인 ‘Haunted’도 끊임없이 귓가를 자극한다.

한편,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전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킨 ‘50가지 그림자’ 3부작 시리즈 중 한 편을 영화화 한 작품. 마지막이 너무 갑작스럽게 끝나 황당한 느낌도 적지 않지만, 속편 시리즈를 제작하기로 결정한만큼 다음 이야기에 기대감이 크다. 2월 25일 전야 개봉.

윤기백 기자 gibac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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