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이슈] '블러드' 구혜선, 장수원 연기와 비교 "괜찮아요? 많이 놀랐죠?"

[스포츠월드=최정아 기자] “괜찮아요? 많이 놀랐죠?”

정말 많이 놀랐다. 13년차 배우 구혜선의 재발견이다. ‘로봇 연기’의 창시자 장수원도 깜짝 놀랄 실력이다.

지난 23, 24일, KBS 월화드라마 ‘블러드(Blood)’가 3, 4회차 방송을 내보냈다. 박지상(안재현)과 사사건건 부딪히며 ‘옥신각신 커플’ 탄생을 예고했던 만큼, 이번 회차에는 두 사람이 가시를 세우는 장면들이 눈길을 모았다. 그중 가장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아 끈 장면은 3회에서 나왔다. 일명 ‘구혜선 만취 연기’.

유리타(구혜선)는 박지상이 공항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 같다며 박지상의 건강 검진을 할 것을 요구하고, 박지상은 자신에게 대든 유리타를 하극상이라며 병원에 항의하는 문서를 보낸다. 또다시 박지상에게 한 방 먹은 유리타는 절친 최수은(정혜성)과 술을 마시며 그의 험담을 한다. ‘구혜선 만취 연기’는 여기서 시작된다.

시트콤에서나 볼 법한 과장된 몸짓, 대사는 실소를 자아냈다. 어눌한 발음만이 ‘만취했나보다’하고 추측하게 할 뿐이다. 과거 한 인터뷰에서 주량을 묻는 질문에 “아침까지”라는 묘한 대답을 남긴 그녀. 혹시 취해본 적이 없기에 취한 연기는 할 수 없었던 것일까. 이어진 최수은의 “창피해”라는 대사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하다 .

그렇다면 ‘로봇연기’를 인정받은 장수원과 혹평 일색인 구혜선의 차이는 무엇일까?

장수원은 ‘연기 못 해서’ 사랑받은 유일한 연기자다. 표정도 감정도 없다. 모든 것이 과한 구혜선과는 또 다른 분야의 ‘로봇연기자’다. 장수원은 아이돌그룹 젝스키스, 그러니까 비배우 출신이다. 정극이 아닌 곳에서 발연기를 펼쳐도 어느 정도 넘어가는 범위 안에 있다. 실제로 그가 출연해 연기를 선보인 곳은 2013년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이하 사랑과 전쟁)’의 아이돌 특집, tvN ‘SNL코리아’, tvN 히트작 ‘미생’을 패러디한 스핀오프 프로그램 ‘미생물’ 등이다. ‘사랑과 전쟁’의 경우에는 아이돌 특집이라는 타이틀, 연기력보다는 상황과 스토리에 치중된 프로그램 성격 덕분에 대중들의 날 선 눈초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구혜선의 경우는 다르다. 미니시리즈에서 주연의 연기력이 바닥나면 그 작품은 망한 것이나 다름없다.

구혜선은 11일 열린 ‘블러드’ 제작발표회에서 자신의 연기력 논란을 언급한 바 있다. 구혜선은 “그때는 ‘나는 잘하고 있는데 왜 그러시지’라는 생각이 들었었다”라며 “그런데 지나고 생각해보니까 그게 도움이 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었다”라고 성장중임을 나타냈다. 데뷔 13년차. 새싹이 자라 나무가 되고 열매를 거둘 시기다. 언제까지 성장만 할 것인가. 대중의 인내심은 한계에 다다랐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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