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준, 선발 170이닝 이상 책임진다

〔스포츠월드 잠실=송용준 기자〕장원준(30·두산)은 조심스러웠다. 84억원이라는 거액의 가치가 그를 조심스럽게 만들었다.

장원준은 7일 잠실구장에서 두산 입단식을 갖고 처음으로 베어스 유니폼을 입었다. 이날 김승영 사장이 직접 유니폼을 입혀줬고 김태형 감독은 모자를 씌워주고 화환을 목에 걸어줬다. 올해 주장을 맡은 오재원도 참석해 꽃다발을 건네며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장원준은 롯데 시절 달던 등번호 28번을 두산에서도 그대로 사용한다.

역시 장원준에 대해 궁금한 것은 4년 84억원이라는 역대 투수 FA(자유계약선수)로서 팀에 얼마만큼의 역할을 해 줄 것인가에 쏠렸다. 당연히 올 시즌 목표에 질문이 집중됐다. 하지만 장원준은 이런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은 피했다. 장원준은 몸값이 비싼 투수가 됐다는 말에 “두산에서 가치를 인정해 줘서 고맙게 생각한다. 그에 맞는 성적으로 보답하기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올해 목표에 대해서는 “팀이 작년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했기에 올해는 플레이오프를 넘어 우승까지 하는데 보탬이 되는 것이 목표다. 팀이 우승을 한다면 뒤에 따라오는 성적이 있기 때문에 팀 우승이 개인성적보다 중요하다”라며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그나마 구체적인 수치로 말한 것은 “144경기로 늘어나 170이닝 이상은 던져야 할 것”이라고 말한 것이 전부였다. 거액의 연봉이 주는 무게와 책임감이 말이 앞서는 사람이 되지 않게 만든 모양새다.

김태형 감독도 이에 거들었다. 김 감독은 “장원준의 합류로 전체적인 분위기와 투수진의 조합이 좋아졌다. 장원준에 대해 구체적인 수치를 기대하지 않는다. 시즌 끝날 때까지 부상 없이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주면 만족한다 승수는 그에 따라올 것”이라며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애썼다.

그래도 장원준에게는 변화와 도전이 시작됐다. 군 제대 후 팀에 합류한 지난해 10승9패 평균자책점 4.59로 기대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는 것을 본인도 안다. 장원준은 “군생활 2년을 거치다 보니 체력운동을 했다고 해도 1군과 2군이 차이로 힘들었다. 이번 동계훈련에서는 체력 훈련 많이 해 힘든 부분 없도록 하겠다. 구질 개발 보다는 제구력을 가다듬는데 중점을 두고 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유희관에게 제구력에 대해 많이 물어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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