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결코 가볍지 않은 전쟁영화 ‘아메리칸 스나이퍼’

[스포츠월드=윤기백 기자] 마치 전쟁터 한복판에 서있는 것 같았다. 숨조차 쉴 수 없는 극도의 긴장감이 심장을 쫄깃하게 만들었다.

영화 ‘아메리칸 스나이퍼’가 5일 서울 CGV 왕십리에서 언론시사회를 갖고 베일을 벗었다. ‘아메리칸 스나이퍼’는 적군에게는 ‘악마’였으나 아군에게는 ‘영웅’이었던 남자, 미국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저격수의 실화를 통해 삶과 죽음의 전쟁터 한 가운데 놓인 한 남자의 이야기를 드라마틱하게 그린 작품. 공식 160명, 비공식 255명을 저격 사살해 미군사상 최다 저격 기록을 가진 미 해군 네이비 실(NAVY SEAL) 전설의 저격수 ‘크리스 카일’의 실화로 무려 15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부문 20주간 1위를 기록한 동명의 베스트셀러 자서전을 원작으로 했다.

‘아메리칸 스나이퍼’는 최고의 전쟁영화로 불리기에 손색 없었다. 치열했던 전쟁터 속에 서있는 것처럼, 리얼함 그 이상의 느낌을 스크린에 재현했다. 뿐만 아니다. 총소리, 대포소리 하나마저 귓가에 울리는 듯 했고, 상대방을 향해 총구를 조준할 땐 괜스레 숨을 꾹 참아야만 할 것 같았다. 특히 현실감 넘치는 로케이션은 영화의 보는 맛을 배가시켰고, 참담한 전장의 모습은 마치 실제 상황을 방불케했다.

그렇다고 영화는 전쟁신에만 모든 것을 집중한 건 아니다. 또 주인공인 크리스 카일을 무작정 전쟁영웅으로 추대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전쟁의 잔혹한 참상을 통해 전쟁영웅이지만 한 가정의 아버지이자 나약한 인간이었던 크리스 카일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담아냈다.

그 중심에는 브래들리 쿠퍼가 있었다. ‘아메리칸 스나이퍼’는 스펙터클한 전쟁액션 못지 않게 크리스 카일의 깊은 감정연기가 중요한 작품. 브래들리 쿠퍼는 마치 크리스 카일의 삶을 살아봤던 것처럼, 그이 모습을 완벽하게 재현했다. 덕분에 크리스 카일의 화려했던 삶에 집중할 수 있었고, 위대하지만 애석하고, 또 험란했던 그의 여정을 마주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아메리칸 스나이퍼’가 대단한 건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거장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연출을 맡았다는 점. 그의 섬세한 연출 덕분에 자칫 미국 영웅주의로 비춰질 수 있는 크리스 카일의 삶이 드라마틱한 한 남자의 삶으로 그려진 것 같아 안도감이 든다. 1월 15일 개봉.

윤기백 기자 gibac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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