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패션왕’, 웹툰 만큼 병맛 정말 오글오글하네

웹툰의 영화화는 쉽지 않다. 더구나 국내에서 여전히 흥행성과는 거리가 먼 패션을 소재로 했다면, 더욱 그렇다.

그래도 일말의 기대감을 갖고 봤다. 이미 웹툰의 인기는 증명됐다. 주원을 비롯한 모델 출신 안재현에 설리, 김성오까지 한몫 하는 배우들의 참여도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했다.

오기환 감독은 2000년대 ‘선물’ ‘작업의 정석’ 등의 작품을 통해 유쾌하면서도 독특한 연출 기법을 보여준 바 있다. 병맛(인터넷 용어로 어이없다는 표현) 웹툰을 영화화하기에 제격인 감독이 될 만 하다. 

어쨌든, 영화는 본명인 우기명이 아니라 무기명으로 불리며 동료 학생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모든 걸 체념한 듯한 기명(주원)의 모습에서 시작한다. 홀어머니와 살고 있는 기명은 그날 곧바로 서울로 전학을 가게 된다. 강원도 촌놈 기명은 서울의 기안고에서 바로 윗집에 살고 있는 전교 1등이지만 외모는 떨어지는 은진(설리)과 교내 여신인 혜진(박세영)을 동시에 접하게 된다. 특히 이 학교에서 그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는 존재인데다 패셔니스타인 원호(안재현)까지 만나게 된다. 또 다시 이곳에서는 따돌림 인생을 살기 싫다고 다짐한 기명은 명품 패딩을 사입지만 짝퉁이었음이 밝혀지고 이 옷을 판 남정(김성오)을 찾아가 항의를 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남정으로부터 진정한 패셔니스타의 면모를 경험하게 된다. 차츰 기안고에서 존재감을 높여가는 기명. 그리고 그런 기명이 못마땅한 원호. 두 사람의 패션 대결이 펼쳐진다.

다소 오글거리는 장면들과 만화를 능가하는 비약적 전개와 과장까지 다소 불편할 수도 있지만 신선하다면, 신선하다고 할 수 있는 작품이다. 6일 개봉과 함께 어떤 성적을 거둘 지도 기대된다. 그 만큼 기존 영화 흥행 공식에서는 상당히 거리가 멀어 보이기 때문이다.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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