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의 좌완 에이스 양현종(26·KIA)이 모습을 드러낸 뒤 혼신의 힘을 다해 공을 던졌다. 공을 받는 포수 미트에서는 연신 “펑! 펑!”하는 소리가 났다. 이를 옆에서 지켜본 코치들도 아주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양현종의 공을 직접 받은 이재원(SK)은 "직구 자체만 보면 (김)광현이보다 좋다. 직구 자체에 힘이 있다. 공이 대포알 같았다“고 전했다.
지난 15일 대표팀에 소집된 양현종의 첫 불펜 피칭이다. 앞서 훈련 첫날인 16일에는 별다른 훈련을 하지 않았다. 이날 양현종은 모두 23개의 공을 던졌다. 평소 불펜 피칭과는 달리 상당히 신경을 써서 공을 던지는 모습이었다.
이후 취재진을 만난 양현종은 “오늘 100%로, 경기 때와 똑같이 던졌다. 세게도 던져보고 제구에도 신경을 썼는데 느낌이 괜찮다”고 활짝 웃었다. 그러면서 그는 “일단 경기에 맞춰서 준비를 하고 있다. 세게 던졌는데 힘이 들어갔다. 앞으로 컨디션이 좋았을 때를 떠올리면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다는 생각을 하며 던졌다”고 설명했다.
첫날 훈련을 건너뛴 것에 대해서는 “시즌 막판에 어깨가 좋지 않아 주사를 맞았다. 그래서 소집훈련 첫 날(16일) 훈련을 하지 않았다. 아픈 상태에서 합류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주사를 맞고 훈련을 조금 쉬었다”고 설명했다.
양현종이 대표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시즌 도중 “양현종과 김광현(SK)이 준결승과 결승전을 맡아줘야 한다”며 일찌감치 팀내 원투 펀치로 점찍었다. 어느 경기에 투입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두 경기 모두 금메달을 따기 위해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양현종도 이번 대회를 단단히 벼르고 있다. 오직 금메달만 생각하며 자신의 글러브 볼집에 ‘金(금)’이라는 한자도 새겨 넣었다. 그는 “어느 경기에 등판하든지 무조건 최소 실점이 목표다. 1~2경기 정도에 등판할 것 같은데 그 경기에서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잠실=정세영기자 ni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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