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팝업스토어 전성시대"

문득 나타났다 사라지는 '홀현홀몰(忽顯忽沒)' 단기 매장 팝업스토어가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다. 팝업스토어는 2002년 미국의 한 대형할인점이 신규 매장을 설치할 공간을 마련하지 못해 오픈한 단기 임대 형태의 매장이 의외로 인기를 끌면서 기업들의 벤치마킹으로 생겨난 개념. 인터넷 브라우저의 떴다 사라지는 팝업창과 비슷하다고 해서 팝업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우리나라에는 2000년대 후반 패션 및 뷰티 브랜드들을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했다. 패션 화장품 업계가 다른 시장보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재빨리 변화하는 만큼, 팝업스토어를 통해 고객 반응을 즉각적으로 확인하고, 브랜드와 제품을 단기간 내 집중적이고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반응이 좋자, 몇 년 전부터는 가구, 식품, 주류, IT제품 등 유통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에는 팝업스토어가 보다 창조적이고 실험적인 형태로 등장하고 있다. 색다른 체험을 동반한 형태부터, 이종 브랜드 간 협업,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이색 아이템을 선보이는 등 팝업스토어가 점차 독창적이고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는 것.

◆'능동형 체험'으로 고객 발길 끄는 팝업스토어

영하 2도의 프리미엄 맥주 '아사히 수퍼드라이 엑스트라 콜드 바'

(주)롯데아사히주류가 서울 강남역과 부산 해운대에 운영 중인 팝업스토어 '아사히 수퍼드라이 엑스트라 콜드 바'(이하 '엑스트라 콜드 바')에서는 소비자가 직접 수퍼드라이 마이스터가 되어보는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다.

별도로 마련된 마이스터 체험부스에서 안내 직원의 도움을 받아 초보자도 부담없이 참여할 수 있으며, 특수 냉각시스템을 통한 영하의 온도(-2℃~0℃)로 제공돼 훨씬 더 부드러운 거품과 상쾌함이 강화된 수퍼드라이와 수퍼드라이-드라이 블랙을 몸소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다. 특히 5단계에 따른 엑스트라 콜드 바 만의 체계적인 추출 노하우에 따라 특별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데, 먼저, 얼음물에 담긴 수퍼드라이 전용 잔을 꺼내 45도로 기울여 'DRY' 마크와 검은 로고 사이까지 거품이 생기지 않도록 따르고, 전용 디스펜서를 통해 부드러운 거품이 약간 넘칠 정도로 따른 후 나이프를 사용해 여분의 거품을 제거, 마지막으로 수퍼드라이가 담긴 전용 잔을 얼음물에 넣었다가 꺼낸다는 식이다. 소비자들은 이렇게 엑스트라 콜드 바에서 직접 보고, 만지고, 만들고, 맛보는 등 온 감각을 자극하는 체험을 통해 엑스트라 콜드 바의 가치와 장점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다른 맥주와는 확실히 차별화된 이미지를 머릿속에 각인하게 된다. 체험 후에는 고유의 인증번호가 들어간 마이스터 인증카드가 기념으로 제공된다.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 '에너지 랩'

아디다스는 부스트 러닝화 출시를 기념해 최근 명동 플래그십 스토어에 부스트™의 혁신성을 소비자가 직접 체험해 보는 팝업스토어 '에너지 랩'을 오픈했다.

팝업스토어 내부는 LED로 화려한 디스플레이에 다양한 인터렉티브 요소를 가미해 부스트™을 직관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했고, 부스트 에너지를 상징하는 옐로우 컬러를 역동적으로 표현해 '에너지 랩'에 대한 시각적인 이해도를 높였다. 아디다스는 이번 팝업스토어 오픈을 맞아 방문 고객이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는 이색 체험 이벤트도 준비했다. 팝업 스토어 내부에 준비된 부스트 러닝화를 착용 한 후 바닥에 설치된 LED 패널과 3D 맵핑을 통해 주어지는 미션들을 통과하면 매장에서 바로 사용 가능한 1만원권 할인쿠폰과 음료가 포함된 에너지 패키지가 선물로 제공된다.

◆'이종 브랜드 협업'으로 경쟁력 더한 팝업스토어

프리미엄 자전거샵 '르벨로' + 가구브랜드 '매터앤매터'

프리미엄 자전거샵 '르벨로'는 최근 빈티지 가구브랜드인 '매터앤매터'와 협업해 자전거와 가구들을 선보이는 팝업스토어를 선보였다. 르벨로가 전개하는 100년이 넘는 전통 있는 자전거 브랜드들과 매터앤매터의 세월을 머금은 인도네시아 나무들처럼, 오래된 것의 가치를 존중하는 두 브랜드의 공통점을 모티브 삼아 '삶의 유산'이란 주제 아래, 삶의 소재들에 집중한 다양한 제품들을 제시했다. 자건거와 관련 제품, 가구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로, 팝업스토어는 르벨로와 매터앤매터 각 매장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협업 제품인 '몰튼 매터 에디션(Moulton Matter Edition)'은 영국 명품 미니벨로 '몰튼(Moulton)'의 기존 프레임 모델인 'TSR9'에 베지터블 가죽, 가황처리된 천연고무, 오가닉 코튼 등 친환경적인 소재를 더했다. '몰튼 우드 스탠드(Moulon Wood Stand)'는 자전거가 달리지 못하는 공간에서는 기능을 잃고 짐이 되어버리는 고민을 해결해주는 멋스러운 자전거 거치대이다. 자전거가 '삶'을 상징한다면 우드 스탠드는 삶의 '중심'을 잡아준다는 데 의미가 있다. 나무로 제작된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구조로 어느 공간에서도 멋스럽게 스탠드가 가능하며, 가방이나 리어랙에 묶어 휴대가 가능하다.

◆의류브랜드 '써스데이 아일랜드' + 홍대 맛집 '그릴 파이브 타코'

의류브랜드 '써스데이 아일랜드'와 스타일리쉬한 푸드로 인기를 끌고 있는 홍대 '그릴 파이브 타코'도 지난 5월 색다른 트래블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써스데이 아일랜드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보우(BEAU)' 라인 출시를 기념해 홍대 그릴 파이브 타코(GRILL 5 TACO)와의 협업으로 보우라인 전시는 물론, 먹고 즐길 수 있는 신개념 팝업스토어다. '여행' 컨셉을 몸소 느낄 수 있는 부스와 함께 <여기와 거기>의 저자 장우철 작가의 여행 사진전도 함께 꾸며졌다. 즉석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부스도 마련돼 오픈 첫날부터 많은 인기를 얻었다. 또 팝업스토어 기간 동안 여행이라는 컨셉에 맞게 '트래블 타코 세트'를 개발, 선물로 담요와 양초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스페셜 메뉴를 500세트 한정 판매했다.

◆ '이색 아이템'으로 눈길 사로잡는 팝업스토어

유명 작가 작품을 합리적 가격에 선보이는 '프린트베이커리'

'프린트베이커리'는 최근 롯데백화점 본점 8층 '더웨이브(The Wave) 코너에서 팝업스토어를 선보였다. '프린트베이커리'는 미술품 대중화를 위해 서울옥션이 2012년 론칭한 브랜드로,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멀티플 에디션으로 제작해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한다. 이번 팝업스토어에서는 이왈종, 석철주, 윤병락 등 유명 작가들과 찰스장, 아트놈 등 젊은 작가들 20여명의 작품 50여종을 선보이고, 작가들의 멀티플 에디션을 9만원에서 38만원의 가격에 제공해 눈길을 모았다. 또 구매 고객에게는 함영훈 작가와 콜라보레이션으로 제작한 고급 린넨 소재의 프린트베이커리백을 선착순으로 증정하고, 현장 구매 고객에게는 전품목 5% 할인 혜택을 제공했다.

◆국내 최초 가금류 정육점 '다향착한정육점'

지난 달 압구정 로데오 거리에는 국내 최초 가금류 정육점이 오픈했다. 가금류 정육점이라는 것도 신기한데, 정육점하면 흔히 떠올리는 이미지는 온데간데 없고, 카페를 연상시키는 화이트 앤 우드톤의 깔끔하고 세련된 인테리어가 눈에 띈다. 다향오리가 선보인 '다향착한정육점'은 매일 신선한 원료육으로 가장 신선한 오리와 닭을 만날 수 있는 팝업스토어. 다향오리는 이곳에서 부화부터 사육, 도축, 가공, 유통 전 과정을 직접 관리하는 가금류 신선육을 제공하며, 다채로운 식재료를 활용한 이색적인 오리(닭) 메뉴도 선보였다. 주요 메뉴로는 오리(닭)가슴살 스테이크, 오리 고추장 볶음, 오리 다리살 된장구이, 오리(닭고기) 가라야게, 오리(닭고기) 스파게티, 오리(닭) 꼬치구이 등. 다향오리는 소비자들의 기존 인식을 깨는 세련된 오리고기 정육점을 통해 신선하고 다양한 오리와 닭 요리를 소개함으로써, 남녀노소 누구나 맛있게 오리고기를 즐기고 소비할 수 있도록 해 주목을 받았다.

류근원 기자 stara9@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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