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시장에 부는 훈풍, 로컬창업

창업시장에 업종을 불문하고 ‘로컬창업’ 바람이 불고 있다. 로컬창업은 웰빙이나 힐링이 지역경제와 결합해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는 것을 뜻한다. 지나친 경쟁으로 과도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을 위로하는 창업이다.

하지만 아이템이 기발하고 지역사회 기여도가 높다고 하더라도 로컬창업은 녹록치 않다. 오히려 이도저도 아닌 창업이 될 수 있다. ‘환경친화적이면 로컬창업’이라는 안일한 생각도 위험하다. 로컬창업을 쉽게 봐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로컬창업은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로컬창업 관련 업종을 살펴보면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환경친화적인 영업활동을 펼치는 기업으로 인정받은 몇몇 사례가 있어서다. 영남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향토기업 세탁브랜드 ‘월드크리닝’이 첫 번째 주인공이다. 

세탁의 기본은 ‘깨끗함’이다. 월드크리닝은 이 기본에 충실하다. 깨끗함의 비결은 두 가지다. 첫째는 친환경 시스템이다. 친환경 회수건조기를 모든 사업장에 비치해 대기오염물질 방출을 차단한다. 일례로 드라이크리닝 후 건조할 때 세탁물에 남은 잔여 용제를 대기로 배출하지 않고 친환경 회수건조기에서 깨끗한 새 용제로 회수한다.

차별화된 세정액 관리도 월드크리닝의 비결이다. 드라이크리닝의 경우 세탁이 끝나면 용제를 물처럼 버리는 것이 아니라 카본(숯) 필터에 여과시켜 재사용한다. 특별히 카본을 사용하는 이유가 있다. 일반 필터방식으로는 용제 속 세균이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월드크리닝은 별도 용제증류시스템을 설치해 용제를 꼼꼼하게 관리한다. 세탁한 용제를 증류기에서 고온으로 가열해 100% 순수 용제를 추출하는 것이다.

로컬창업을 통해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 거듭난 사례도 있다. 대정감물영농조합법인의 천연염색 브랜드 ‘갈빛누리’다. 갈빛누리는 제주의 대표적인 천연염색인 갈옷을 생산한다. 갈옷은 제주의 민속의상이다. 제주에서 자라는 식물과 해조류로 색을 내고 바람과 햇살이 빛깔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자연과 사람이 조화를 이루고, 현대와 전통이 어우러진 셈이다. 

갈빛누리는 지역사회와 상생하며 지속적인 일자리를 창출하는 동시에 청정 제주의 다채로움을 제품에 담아 제주는 물론 전 세계에 한국의 천연염색을 전파한다는 점에서 로컬창업의 표본이 되고 있다.

천연염색 원단으로 환경친화성과 제주를 대표하는 향토 브랜드는 또 있다. 농업회사법인주식회사갈중이의 제주 갈옷 브랜드 ‘갈중이’다. 갈옷은 제주산 토종감을 원료로 사용하고, 직영농장에서 천연감물 염색을 통해 갈중이만의 천연색으로 자연스러운 멋을 강조한다.

건강식도 웰빙과 지역경제가 만나는 로컬창업의 특성을 보여준다. 그중 명태는 대표적인 건강식으로 꼽힌다. 해달F&C의 ‘맵꼬만명태찜’은 꼬들꼬들한 맛을 내기 위해 명태를 찬 바닷바람에 수분율 약 70% 정도로 말린다. 비린내가 없고 담백한 데다 맛이 깔끔해 별미로 통한다. 여기에 아삭한 콩나물과 차별화된 양념을 더하면 맵꼬만명태찜만의 특별한 맛을 냈다.

명태는 맛만 좋은 게 아니다. 영양가도 높다. 원래 명태는 간을 보호하는 효능이 있어 해장국 재료로 자주 쓰인다. 이런 명태를 말리면 단백질이 약 2배로 증가해 고단백 식품이 된다. 말린 명태는 콜레스테롤이 거의 없고 영양가가 높아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고 머리를 맑게 하는 효과가 있다. 

류근원 기자 stara9@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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