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엿보기] 신동파, 필리핀에서 여전한 ‘한류스타급’ 인기

“와∼. 신동파, 신동파.”

프로농구 LG와 필리핀 프로팀 히네브라 산미겔의 친선경기가 열린 10일 필리핀 마닐라의 아라네타 콜리세움. 머리가 희끗한 노신사가 1시간 20분 동안 코트에 서서 필리핀 취재진의 인터뷰 세례를 받고 있었다. 이에 한국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인기도 좋지만 저러다 쓰러지시겠다”는 걱정까지 들렸다.

주인공은 바로 ‘원조 농구 한류스타’이자 필리핀의 농구 영웅인 신동파(70) 전 대한농구협회 부회장이었다. 이날 경기의 시투를 맡은 신동파 전 부회장이 체육관에 나타나자 기립박수가 터져나왔다. 신동판 전 부회장의 인기를 잘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역대 한국 농구 최고 슈터로 꼽히는 신동파 전 부회장은 가공할 득점력으로 아시아 무대를 휩쓸었다. 특히 농구가 최고 인기 스포츠인 필리핀에서 열린 1969년 아시아 선수권 대회의 맹활약으로 ‘신동파 신드롬’을 일으킨 후 아직까지도 현지에서 최고 유명 인사로 통한다. 당시 고등학생 신분으로 국가대표에 발탁돼 필리핀과 결승전에서 혼자 50점을 쏟아넣어 한국남자 농구를 첫 아시아선수권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때부터 필리핀에서는 아직도 10대 젊은 사람들조차 부모님께 전해 들은 이야기를 통해 신동파라는 이름을 알고 있을 정도다.

이런 신동파 전 부회장의 필리핀 인지도는 한국 농구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필리핀은 농구의 나라답게 농구 대회를 활발하게 유치하고 있는데, 각종 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은 신동파 전 부회장을 선수단 임원으로 앞세워 필리핀을 찾는다. 그의 한 마디면 대표팀이 필리핀에서 크고 작은 ‘특혜’를 볼 수 있다는 것이 농구관계자의 귀띔이다.

이번 신동파 전 부회장의 필리핀 방문은 마케팅 차원이었다. LG 전자가 자사 제품을 필리핀에서 홍보할 목적으로 친선경기를 계획했는데, 장소가 필리핀이다보니 신동파 전 부회장이 빠질 수 없었던 것이다.

신동파 전 부회장은 관중들의 뜨거운 성원에 마이크를 잡고 “지구상에서 농구를 가장 사랑하는 나라가 바로 필리핀이다. 나에게는 제2의 고향이다. 필리핀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당연히 기립박수가 터졌다. 마닐라=배진환 기자 jbae@sportsworldi.com



사진=필리핀에서 취재진에 둘러쌓인 신동파 전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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