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는 25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왕의 얼굴’은 영화 ‘관상’과는 인물과 시대 배경, 플롯과 갈등 구조, 표현 방식 등이 전혀 다른 드라마라고 입장을 발표했다.
이 보도자료에 따르면, 영화 ‘관상’이 관상가 내경(송강호)을 주인공으로 한데 비해, ‘왕의 얼굴’은 광해가 서자 신분의 왕자에서 왕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사랑과 도전의 성장드라마다. 드라마에는 “왕의 얼굴을 갖지 않은 자가 왕이 되면, 국가에 환란이 몰아친다”는 예언이 담긴 비급서가 등장하고, 이 서책을 매개로 벌어지는 선조와 광해 시대의 사건들과 남녀 주인공의 멜로가 주요 스토리다. 실제 ‘관상’은 조선 문종시대를 배경으로 수양대군과 한명회 등 실제 역사 인물이 등장한다. 광해군이 등장하는 ‘왕의 얼굴’은 전혀 다른 시대인 셈이다.
또 이 보도자료에는 “얼굴을 보고 길흉화복을 점치는 관상학은 영화 ‘관상’ 이전에도 동양 문화권의 사람들이 흥미로워 하는 소재였고 관련 서적도 많이 나와 있습니다. 따라서 관상을 이용해 어떠한 난관을 극복하거나, 관상을 바꾸려고 하는 행위 같은 표현은 관상을 소재로 하는 영상물에서는 전형적으로 쓰일 수 있는 장면으로 저작권의 보호대상인 구체적인 표현이 아닌 아이디어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적혀 있다. 관상을 소재로 한 ‘왕의 얼굴’ 역시 영화 ‘관상’과 소재만 같을뿐, 전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 것.
그러면서 “영화 ‘관상’의 성공으로 ‘관상’이란 소재가 각광을 받게 된 것은 사실이지만 나, 이를 근거로 ‘관상’이란 소재에 대해 영화사가 독점적인 소유권을 주장하는 점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주피터필름이 제기한 영화의 드라마화 과정에서 기획안을 제공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이 보도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2년 KBS미디어 관계자가 영화 ‘관상’ 제작사의 관계자로부터 영화 시나리오의 드라마화에 대한 제안을 받은 적은 있지만, 드라마 기획안을 제공받지는 않았다는 것. 오히려 이 제안에 대해 “드라마화를 위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 영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드라마를 제작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을 전달한 바 있고, 이후에도 해당 영화사와 한 번도 직접적으로 접촉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후 ‘왕의 얼굴’ 제작사인 KBS미디어는 영화 ‘관상’의 드라마화와는 별개로 작품을 개발했다는 반박이다.
또 새로운 사실을 밝혔다. 드라마 ‘왕의 얼굴’ 기획안과 대본이 영화 ‘관상’ 개봉 전에 이미 완성됐고 캐스팅도 진행 중이었다는 것. 보도자료에 따르면, 드라마 ‘왕의 얼굴’의 기획안과 대본은 영화 ‘관상’이 개봉한 2013년 9월 이전에 이미 완성되었고, 주연급 연기자들과의 캐스팅을 협의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완성된 기획안과 대본은 영화와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의 서사구조 및 전개, 캐릭터를 띠고 있는 내용이었으며, 이는 당시 캐스팅을 협의 중이던 기획사 관계자들도 알고 있는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이날 오전 제작사 주피터필름 측은 ‘왕의 얼굴’의 제작 및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했음을 알렸다. 또 손해배상 청구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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