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메모] 냉엄한 송일수 감독, 김동주 요구는 참으로 불편했다

“한 개인을 보지 말고 두산 전체를 봐달라.”

9일 잠실 LG전에 앞서 송일수 두산 감독은 단호했다. 평소 보여주던 마음씨 좋은 할아버지의 인자한 표정은 없었다. 종종 웃음을 지으며 분위기를 누그러뜨렸지만, 돌직구 발언으로 속마음을 표현하는데 거침이 없었다.

김동주의 거취문제가 뜨거운 감자였다. 김동주는 한 인터넷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날 기용하지 않으면 풀어달라”고 요구했다. 폭탄성 발언이었다. 지난 17년간 두산을 이끌어온 슈퍼스타지만 김동주는 최근 수 년 간 1군 무대에서 볼 수 없었다. 부상과 함께 이런저런 내외부적인 문제가 있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송일수 감독이 김동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발언을 하면서 사단이 났다.

송일수 감독은 단호했다. 지난 해 2군 감독으로 김동주를 지켜본 소감과 1군 콜업 기준에 대한 질문에는 선수 개인에 대한 주관적인 평가인 터라 “노코멘트”라고 답했지만 그 외에는 솔직히 얘기했다. 사실 김동주의 요구는 구단과 선수가 풀어야할 문제지만, 송일수 감독은 사령탑으로서 피하지 않았고 입을 열었다.

특히 “김동주가 현재의 두산에서 필요합니까?”라는 취재진의 직설적인 질문에 송 감독은 “필요하면 부르겠지만 지금까지는 필요가 없어 부르지 않았다”며 “현재 1군 선수들의 기용을 보면 여러 분들도 잘 아실 것”이라고 직설적으로 답했다.

송 감독은 “김동주는 두산을 이끌어온 스타다. 팬들의 반응을 이해한다”며 “홍성흔도 그런 때가 오겠지만 스스로 잘 생각해야할 때를 모두가 겪는다. 팬 여러 분들도 언제까지 예전의 김동주로 보시면 안 된다. 한 개인을 보지 말고 두산 전체를 봐달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또 송 감독은 “프로의 세계는 계약이 기본이다. 선수가 (직접)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만약 문제가 생긴다면) 전부 내 책임이다. 감수하겠다”고 냉엄한 표정을 지었다. 

잠실=권기범 기자 polestar174@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