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킬 최강자' 김도우 마침내 GSL 재패

6년만에 '스타크래프트' 개인전 첫 우승 챙겨
결승서 어윤수와 팽팽한 접전 끝에 4대2 승리
팀이적·종족변경 이력에 “노력·근성”도 인정
김도우가 생애 첫 ‘스타크래프트’ 개인전 왕좌에 올랐다.

김도우는 지난 28일 펼쳐진 ‘2014 GSL(스타크래프트Ⅱ 월드 챔피언십 시리즈의 한국 대회명) 코드S 시즌2’ 결승전에서 팀(SK텔레콤) 동료 어윤수를 4대2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최강자 반열에 등극하면서 ‘SK텔레콤 첫 번째 GSL 우승자’라는 타이틀에다 상금 7000만원과 트로피, WCS 포인트 2000점도 손에 넣었다.

김도우는 시즌2 16강부터 매번 팀원과 같은 조에 속하며 ‘팀킬’을 치러야 했다. 이제 어윤수마저 이긴 까닭에 SK텔레콤을 상징하는 선수로 부상했다. 지난 2009년 데뷔 이후 1831일만에 생애 첫 결승 진출에다 우승까지 챙기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각인시켰다. 특히 그동안 김도우가 3번이나 팀을 이적하고 ‘스타크래프트Ⅱ: 군단의 심장’ 출시에 맞춰 프로토스로 종족을 변경한 이력이 있어서, 전문가들은 “노력과 근성이 결실을 이뤘다”고도 평가한다.

결승에 처녀 출전한 김도우는 당초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반면, 이번 시즌으로 3번 연속으로 결승 무대에 선 어윤수는 여유를 부렸다. 이 때문에 상당수 팬들은 어윤수의 우승을 점쳤다.

하지만 김도우는 보란듯이 1세트 초반부터 포문을 열었다. 어윤수의 본진 옆에 우주관문을 지으며 승부수를 띄웠는데 여의치 않았으나, 침착한 운영으로 어윤수의 부대가 완성되기 직전 공격력3 업그레이드와 함께 불사조, 거신, 불멸자의 병력을 모아 선취점을 챙겼다. 어윤수는 곧바로 2세트에서 풍부한 자원력을 바탕으로 전면전을 가져가면서 동점을 이뤘다.

3세트와 4세트도 1승씩 주고받으면서 팽팽한 기운이 감돌았다. 김도우는 3세트에서 어윤수의 무리군주 전략을 파악하고 날카로운 공격으로 승리했다. 어윤수는 4세트에서 곧 바로 업그레이드 저글링과 바퀴, 뮤탈리스크를 앞세워 김도우를 제압했다. 5세트 들어 김도우의 기세가 치솟았다. 선취점을 따낸 김도우는 6세트에 7개 차원관문 전략으로 굳히기에 성공하면서 대망의 우승컵을 갈무리했다.

김도우는 프로게이머 생활 6년의 중고참으로서 순탄하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과거 eSTRO와 소울 시절 같은 팀이었던 백동준이 2013 WCS 한국 시즌3에서 로열로더(‘스타리그’ 첫 출전에 결승까지 진출하고 우승하는 사례)로 우승한 것에 자극 받았다고 말할 만큼 우승에 목이 말랐다. SK텔레콤에서도 경력과 전적이 화려한 정윤종, 원이삭, 어윤수에게 가려져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김도우는 올해 ‘프로리그’ 3라운드 결승전에서 팀에 하루 2승을 안겨주면서 에이스로 명성을 쌓기 시작했다. GSL 시즌2 16강에서도 어윤수, 원이삭과 ‘팀킬’ 조에 속해 최약체로 분류됐지만 조 1위라는 반전을 꿰하면서 8강에서도 같은 팀원 정경두를 꺾었다. 김도우는 “이 자리에 오기까지 오래 걸려서 더욱 승리가 간절했다”며 “지금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도 강력한 포스를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한편, 2014 GSL은 오는 7월 16일 시즌3 코드A(예선)부터 다시 출발한다.

김수길 기자 sugiru@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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