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영화 ‘오큘러스’가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으로 국내 극장가에 상륙했다. ‘오큘러스’는 10년 전 살인사건의 진범이 거울 짓이라고 믿으며 기이한 현상을 조사하게 된 남매의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공포 스릴러. 문제의 거울을 들여다 본 사람들은 편집증에 시달리다가 왜곡된 환상을 갖게 되고, 끝내 파멸하고 마는 과정을 디테일하게 담아냈다. 미국에선 ‘컨저링’과 마찬가지로 잔인한 장면 없이 무섭다는 이유로 R등급 판정을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동안 거울을 소재로 한 공포영화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고전 공포영화 ‘캔디맨’을 비롯해 유지태 주연의 공포영화 ‘거울 속으로’, 리메이크작인 ‘미러’ 정도로, 작품 수가 많지는 않지만 저마다 다른 공포로 많은 관객들에게 오싹함을 전했다. ‘오큘러스’도 거울을 소재로 잡았지만, 이전 영화들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꾸며냈다. 바로 거울 속에 비친 모습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현실과 환상 사이를 오고가는 혼란스러움에서 공포감을 자아내는 것.
‘오큘러스’는 공포의 차원이 달랐다. 갑자기 정체불명의 물체가 나타나서 ‘확’ 놀래키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잠시 현실을 망각하는 동안,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지도 모르는 위험한 공포를 자아낸다. 사과 한 입을 베어 무는 것조차 소름끼치게 무서울 정도로, ‘오큘러스’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가장 위험한 공포를 그려냈다. 지난해 모두를 깜짝 놀라게 만든 박수 장면으로 화제가 된 ‘컨저링’과 맘먹을 정도다. 아니, 그 이상일지도 모른다.
그 중심에는 래서 거울이 있었다. 래서 거울은 겉보기에는 아름답고 고풍스러운 형태를 하고 있지만 평범한 거울이 아니다. 주인공 남매는 이 거울이 들여다 보는 사람의 마음을 홀리고 편집증으로 이끌며 왜곡된 환상을 갖게 한다고 믿는다. 특히 거울의 초자연적인 힘을 밝히려는 누나 케일리 러셀(카렌 길런)은 각종 디지털 장비와 자구책을 동원하지만, 거울에 대항하기란 여간 쉽지 않다. 오히려 거울에 조종을 당한다. 디지털 장비조차 굴복시키는 거울의 위력을 보면, 초자연적인 현상이 여전히 우리 주변에서 멤돌고 있다는 사실에 오싹함을 느낀다.
그러면서 영화는 반전 이상의 반전을 보여준다. 100을 생각했다면 200 이상의 공포라고 하면 맞을까? 러닝타임이 흐르면서 점점 고조되는 공포감이 예사롭지 않다. 공포영화에 자신없는 관객이라면 중간에 뛰쳐 나가도 창피한 일이 아닐 것 같다. 그만큼 결말에 도달할 때 느껴지는 공포감은 충격과 전율 그 이상의 것을 보여준다.
잔인한 장면 없이도 충분히 무서운 영화 ‘오큘러스’. 단 하나라도 놓치는 순간, 가장 위험한 공포를 맛볼 것이다. 5월29일 개봉.
윤기백 기자 gibac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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