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 올스타’는 e스포츠의 진화 과정”

라이엇 게임즈는 올 가을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을 준비하면서 ‘롤 올스타 2014’(이하 ‘롤 올스타’)를 일종의 시금석으로 삼고 있다.

일정 간격이 길지 않아 참가 선수들의 기량에 변수가 상대적으로 적고, 참관객들의 수요를 가장 근접에서 확인할 수 있어서다. 한국이 첫 해외 개최지라는 점에서 경기 운영·방식 등에서 참고할 부분도 상당하다. 이승현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 대표는 “‘롤드컵’에 반영할 수 있는 부분을 주관 방송사, 한국e스포츠협회와 협의하고 있다”며 “논의중인 사안을 결론 지은 뒤 전 세계적으로 발표하겠다”고 했다.

‘롤 올스타’는 ‘롤드컵’과 마찬가지로 ‘리그 오브 레전드’(롤, LOL)를 소재로 펼쳐지는 e스포츠 대회다. 이번 대회는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르 제니스 아레나에서 지난 8일부터 나흘간 치러졌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과 대만(동남아 대표), 북미, 유럽 등 5개 지역에서 선수들이 출전했다.

라이엇 게임즈는 ‘롤 올스타’에 나타난 응원 문화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의 실력이 워낙 출중하기 때문에 ‘롤드컵’에서 국내 팬들 위주로 관심이 형성될 수 있고, 자칫 내수용으로 끝날 수 있어서다. 전 세계 e스포츠 팬들의 축제로 연계하기 위한 과정에서, 참가 국가와 팀에 대한 관심이 담보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롤 올스타’ 현장에서 한국 팀의 주포(主砲) 이상혁(소환사명: 페이커)은 준결승을 앞두고 팬들로부터 생일을 축하하는 환호를 받았을 정도다. 이승현 대표는 “이역만리 타국에서 결승을 치른 한국과 중국 대표팀을 고루 응원하는 현지(유럽) 팬들의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한국에서 열리는 ‘롤드컵’에서도 홈팀인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 선수들에게 힘을 북돋울 수 있는 응원 문화를 고안하겠다”고 밝혔다.

라이엇 게임즈는 e스포츠 본연의 가치를 제고하는 방안도 골몰하고 있다. 라이엇 게임즈는 현재 ‘롤 올스타’와 ‘롤드컵’, 여기에 지역 본선 결승 등에 유료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e스포츠가 정식 스포츠 종목 중 하나로 도약할 수 있도록 격을 갖춘다는 목표에서다. 이용자 역시 즐기는 게임에 대한 충성도를 배가하고, 궁극적으로 ‘관전의 재미’라는 속성도 인정받는 셈이다. ‘롤 올스타’에서는 20유로와 35유로, 50유로 등 3가지로 총 4200석 규모의 입장권이 발매됐다. 매 경기 구입해야 하는 비용적인 부담에도 불구하고, 판매 개시 하루만에 4일치 분량이 동이 났을 정도로 호응을 누렸다.

이승현 대표는 “‘롤’을 기반으로 한 e스포츠가 진정한 스포츠 종목으로 자리잡고, 팬들도 자부심을 배양할 수 있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며 “우리가 추구하는 e스포츠의 최종적인 모습이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전 세계 팬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대회를 꾸준히 준비하고 e스포츠 콘텐츠가 무엇인지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롤 올스타’에서는 SK텔레콤 T1 K가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SK텔레콤 T1 K는 예선과 준결승을 전승으로 통과했고, 결승에서는 중국 대표팀 OMG에 세트 스코어 3대0으로 이겼다. SK텔레콤 T1 K는 결승 1세트 초반 OMG에 밀리면서 한때 패색이 짙어보이기도 했으나, 노련함으로 이를 극복했다. 이후 적 진지(넥서스)를 세 번 연속 파괴하고 마침내 값진 승리를 일궈냈다. 이로써 SK텔레콤 T1 K는 지난해 ‘롤드컵’에 이어 ‘롤 올스타’까지 양대 국제 메이저 대회를 석권하게 됐다.

파리(프랑스)=김수길 기자 sugiru@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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