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영, 눈부신 선방… 부산, FC서울 꺾고 2연승

이범영(25)의 눈부신 페널티킥 ‘선방쇼’를 앞세운 부산이 서울원정 11년6개월 만에 승리를 거뒀다. ‘지독한 징크스’의 탈출이었다.

부산 아이파크는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FC서울과의 ‘현대오일뱅크 2014 K리그 클래식’ 3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양동현의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이겼다. 특히 부산의 수문장 이범영은 이날 경기에서 페널티킥 2개를 모두 선방하는 화려한 몸놀림을 선보이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전북 현대와의 개막전에서 0-3으로 충격패를 당했던 부산은 2라운드 부산전 역전승에 이어 이날 승리까지 2연승을 내달리며 초반 상승세의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부산은 지난 2002년 9월25일 이후 FC서울을 상대로 당했던 17경기 연속 무승 징크스에서 탈출하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또한 부산은 2010년 10월31일 이후 FC서울 원정 6연패 늪에서도 탈출했다.

부산은 이날 전반 22분 상대 수비진의 패스 미스를 틈 타 홍동현이 페널티박스 전방에 있던 양동현에게 연결했고, 이를 양동현이 수비수를 제친 뒤 왼발로 감아차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하지만 이면에는 이범영의 절대적인 선방이 있었다. 부산은 이날 1-0으로 앞선 전반 33분과 후반 34분, 두 차례 상대에게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여기에 두 번째 페널티킥을 내줬을 때는 주장이자 중심 수비수 이원영까지 퇴장을 당했다.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팀을 구한 것은 이범영이었다. 이범영은 첫 번째 페널티킥에서 오스마르의 강한 킥을 쳐내 실점 위기를 넘겼다. 만약 이때 실점을 허용했다면 경기 양상이 완전히 넘어갈 수 있는 위기의 순간이었지만, 눈부신 선방으로 리드를 지킬 수 있었다. 두 번째 페널티킥에서도 바뀐 킥커 김진규의 슛 방향을 정확히 판단, 다시 한 번 위기를 넘겼다. 경기 막판 파상공세에 나온 서울은 이범영의 벽을 넘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이날 경기 점유율에서 부산이 서울에 64%-35%로 밀린 점, 그리고 유효 슈팅에서 4개-10개로 뒤진 점을 감안하면, 이범영의 선방이 팀 승리에 얼마나 큰 역할을 했는지 알 수 있다.

이범영은 “페널티킥을 부담스럽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골키퍼 만의 축제”라며 “오스마르는 심리적인 싸움에서 이긴 것 같고, 김진규의 킥은 이미 분석한 결과에 따른 선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 전 몸 풀 때 ‘성효 부적’이 서포터스 앞에 걸려있었다”며 “페널티킥 두 개를 막고나니 효과를 본 것 같다”고 재치있게 답했다. 

권영준 기자 young0708@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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