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50년대 정치깡패들의 이야기를 다룬 ‘무풍지대’는 당시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칼이 아닌, 주먹과 각목이 난무하던 조직폭력배들의 역사가 고스란히 이 드라마에 담겼고 당시 신인이었던 유지광 역의 나한일과 이영숙 역의 유혜영을 최고의 스타 반열에 올라서게 만들기도 했다. 이승만 정권에 야합해 정치적 영향력까지 행사했던 암울한 시기를 그린 이 드라마는 때마침 찾아온 민주화 이후 자유로워진 분위기 속에서 탄생했다.
1988년 6월28일 첫 방송을 거쳐 1989년 9월7일까지 1년 이상의 방영 기간 동안 동대문을 중심으로 한 이정재 사단과 그 휘하에서 남다른 싸움실력을 자랑했던 유지광의 이야기가 펼쳐져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실제 유지광이 쓴 회고록을 바탕으로 했던 이 드라마는 안방극장에서 주먹의 이야기를 다룬 거의 최초의 작품이기도 하다. 이 드라마의 영향이었는지 모르지만 이듬해인 1990년 6월9일에는 김좌진 장군의 아들이면서 현 새누리당 국회의원이자 배우인 김을동의 부친인 김두한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영화 ‘장군의 아들’이 흥행대박을 치며 3편까지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10여년 주기로 주먹 세계를 다룬 드라마들이 선보여왔다. 이번에 KBS가 야심차게 제작한 ‘감격시대 : 투신의 탄생’은 좀 더 범위를 넓혀 중국을 배경으로 한-중-일 주먹의 이야기들을 다룬다.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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