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미란은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2013년을 ‘라미란의 해’로 장식했다. 지난 22일 개최된 ‘제46회 청룡영화제’에서 영화 ‘소원’으로 여우조연상을 수상, 스크린에서 ‘미친 존재감’을 과시했다. 안방극장에서는 tvN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2에 출연, 얄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라과장을 맡아 현실감 짙은 연기를 보여줬다. ‘라과장 신드롬’이 생길 정도로 소름끼치는 라미란의 연기에 모두가 호평을 보냈고, 6년 동안 영애로 살아온 김현숙의 강력한 맞수로 떠올랐다. ‘라과장’ 라미란은 이같은 인기를 예상했을까.
“전∼혀요. 솔직히 처음엔 겁먹고 시작했어요. 좋은 반응, 나쁜 반응, 그리고 격한 반응까지… 여러 반응들이 있었지만 반응 자체가 있었다는 게 무반응보다 훨씬 반가웠죠. 겁먹고 시작했던 것보다 좋았던 것 같아요. 또 이번 작품을 통해 가족이 하나 더 생긴 것 같아요. ‘막영애’는 한 번 하고 끝내는 드라마가 아니잖아요. 시즌도 계속되고 하차하지 않는 이상 다시 만날 사람들, 가족들인 셈이죠.”
이번 시즌에서 라과장의 정색하며 화내는 연기는 그야말로 일품이었다. ‘왜 이래? 영애씨‘라고 말할 때면 시청자들도 긴장할 정도로, 리얼 그 자체를 보여줬다. 또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이면 ‘맞어, 저런 상사 있어’라고 공감할 정도.
“처음 영애와 처음 맞붙었을 때, 정색하고 화를 확 냈거든요. 그러니깐 김현숙이 진짜 화난 것 같다고 놀라는 거예요(웃음). 저는 연기할 때 진지하게 하자는 주의거든요. 화내는 연기라도 거짓이면, 진심이 사라지잖아요. 그래서 최대한 리얼하게 하려고 노력했죠. 그렇다고 짜증스러운 사람이 되려고 하지는 않았어요. 화내는 것과 짜증은 분명 차이가 있거든요.”
그 누구보다 리얼했던 라과장의 연기, 라미란은 연기할 때 그녀만의 비법이 있을까. 진심으로 궁금해서 살짝 물어봤다.
“그냥 뭐… 대본에 써있는 대로 줬다가 뺏으라면 뺏고, 소리 지르라면 질렀을 뿐이에요. 콩트나 시트콤처럼 일부러 감정을 넣어서 연기했다면, 리얼하다는 말을 못들었을 거예요. 또 오랜 시즌을 할 수도 없었을 거고요. ‘막영애’가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그때 상황에 맞춰서 연기를 했을 뿐이에요. 그렇다고 제 실제 성격이 ‘라과장’ 같지는 않아요(웃음).”
시즌12가 끝나기 무섭게 시즌13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막돼먹은 영애씨’. 다음 시즌에도 ‘라과장’이 계속 등장할까.
“내년 3월에 시즌13이 들어간다고 하는데, 아직 확정된 게 없대요. 들은 내용도 없고요. 어떤 변화가 있을지 잘 모르겠는데, 라과장이 다음 시즌에도 나온다면 계속 출연하지 않을까요? 출연 제의를 받는다면, 당연히 ‘콜’ 해야죠. 물론 한 번 정도는 튕긴 다음에요(웃음).”
글 윤기백, 사진 김용학 기자 gibac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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