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녀’(최진성 감독)를 통해서다.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기는 소녀 해원을 연기한 김윤혜는 이미 이 작품을 집필한 이로부터 일찌감치 가장 적합한 인물로 점찍힌 배우. 영화를 보면 김윤혜가 풍기는 분위기가 해원에게로 이어져 있음을 제대로 알 수 있다.
하지만 김윤혜로서는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대사가 거의 없으면서도 인물이 지니고 있는 짙은 아픔을 표현해야 했기에. 영화는 전학생 윤수(김시후)와 전학 온 학교에서 만난 소녀 해원의 이야기. 해원은 묘하면서도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기지만 학교 안에서 왕따나 다름없는 취급을 받고 있다. 서울에서 온데다 뛰어난 학업 능력으로 주목받게 되는 윤수는 어느새 해원에게 매력을 느끼게 된다.
“고민의 시간이 나름 길었어요. 캐릭터가 어렵다보니까요. 너무 하고 싶은데도 말이죠. 시나리오를 쓰신 최윤진 대표님께서 해원이랑 가장 잘 어울린다고 절 찾으셨고 캐스팅이 됐지만 너무 감사하면서도 저로서는 부족함을 많이 느꼈어요.”
“촬영 현장에서 밥을 먹으면 교복을 입고 있어서인지 다들 미성년자 아니냐고 물어보셨어요. 간혹 술자리에서는 더욱 그랬죠. 화장도 안했으니까요. 술자리는 워낙 영화 이야기를 많이 해야 했기에 영화 촬영 전부터 있었어요. 어려운 부분이요? 딱히 없었어요. 워낙 전체적으로 어렵다보니까요.”
그래도 윤수에게 마음을 열면서도 타박하는 장면이 영화에 등장하는데 가장 어렵게 느껴졌단다. 감정 표현이 거의 없는 해원이 결국 마음을 여는 부분이면서 동시에 처음으로 대화다운 대화를 하는 장면이기 때문이다. 줄타기처럼 어려운 장면일 수밖에 없는 신이기도 하다. 하지만 해원이라는 인물로서 자연스럽게 이 장면을 소화해낸 김윤혜다.
글 한준호, 사진 김용학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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