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팡테리블] 김동범 "의리남 유승호, 휴가 나오면 '콩가네' 보겠다고 약속"

 영화는 내렸지만 배우는 남았다.

 배우 김동범이 첫 주연 영화 ‘콩가네’에서 ‘미친 존재감’을 드러내며 영화계를 긴장시켰다. 영화 ‘콩가네’는 교도소에서 4년만에 한 번 집에 돌아오는 아빠 장백호(김병옥)가 사라진 500만원을 찾기 위해 아내와 3남매의 행적을 뒤쫓는다는 콩가루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블랙 코미디다. 김동범은 극중 기타리스트를 꿈꾸는 고등학교 3학년 영덕 역을 맡았다. 김동범은 조연에 머물렀던 그간의 설움을 한 번에 씻어냈다. 영덕 역은 김동범에게 꼭 맞춘 맞춤옷 같다. 김동범을 위한, 김동범에 의한 역할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 적은 개봉관과 상영기간이 길지 않았던 현실이 안타까울 정도로 김동범은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사실 저는 ‘콩가네’가 개봉을 못 할줄 알았어요. 배급사 문제 때문에 개봉 날짜가 계속 밀리더라고요. 감독님께 언제 개봉하냐고 계속 여쭤보고 귀찮게 했었죠. 15세 관람가였으면 좋았을텐데 19세 관람가로 나왔어요. 강금, 폭행, 욕설 장면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15세였으면 청소년들도 같이 생각하면서 볼 수 있고 더 좋았을텐데 말예요. 그래도 개봉을 했다는 사실 자체가 정말 기뻐요.”

 
김동범은 ‘제2의 봉태규’라는 찬사를 받을 만큼 독특한 연기색을 펼쳐보였다. 특히 극중 여자친구에게 러브송을 불러 주는 장면은 가히 압권. 연기와 그동안 감춰왔던 노래실력이 합쳐져 영화관을 나가는 순간까지 김동범이란 이름을 되뇌이게 만든다.

 “오디션에 들어갔는데 감독님께서 기타를 잘 치냐고 물으셨어요. 평소 가족영화를 찍고 싶단 생각이 있어서인지 잘 친다고 거짓말을 했죠. 합격 소식을 들은 후에 바로 기타 연습을 시작했어요. 저 때문에 촬영에 지장이 있으면 안되잖아요. 다행히 촬영을 마무리 할 수 있었는데 아직 아쉬움은 남아요. 편집된 것 중에 아쉬운 장면이요? 시트콤 ‘태희혜교지현이’에 함께 출연하면서 친해진 이단옆차기의 장근이 형에게 부탁해서 받은 곡이 있어요. 형이 작곡을, 제가 작사를 해서 완성된 곡인데, 아무래도 제가 음치라서 편집이 된 것 같아요.(웃음)”

 영화 ‘포화 속으로’ 이후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그는 사실 영화·방송계에서 잔뼈가 굵다. 스릴러 영화 ‘4교시 추리영역’의 도일 역으로 배우로 데뷔를 한 김동범은 2007년 KBS 청소년드라마 ‘최강울엄마’로 브라운관에 먼저 얼굴을 비췄다. 이후 ‘정글피쉬 1·2’ ‘레알스쿨’ 등 연달아 하이틴 프로그램에 섭외돼 감초 연기자로 인정받았다. 2009년 MBC 시트콤 ‘태희혜교지현이’에서는 윤종신의 엉뚱한 매니저 역을 맡아 시청자들로부터 눈도장을 받기도 했다. tvN ‘막돼먹은 영애씨10’, KBS ‘패밀리’ 등 연기에 있어서만큼은 게으름을 피워본 적이 없다.

 “연달아 하이틴 프로그램에 섭외되면서 연기갈증 같은걸 느끼기도 했어요. 학생 역할 혹은 찌질하고 못난 캐릭터만 하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함도 있었고요. 그런데 지금은 정말 편해요. 제가 가장 잘 보여드릴 수 있고 캐릭터가 저와 맞기 때문에 감독님들도 불러주시는 거 아닐까요?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변신을 할 수 있을테니 조급한 마음은 버렸어요. 아직 신인의 자세로 저를 더 알려야하니까 어떤 역할이든 기쁘게 맞이하려고요.”

 김동범의 인맥은 그야말로 ‘황금인맥’이다. 영화 ‘포화속으로’에서 호흡을 맞춘 권상우를 비롯한 동료·선배 연기자들, 유키스 동호 등은 ‘콩가네’ 개봉 소식을 듣고 김동범에게 축하와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었다고. 특히 군 복무 중인 유승호는 김동범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휴가 나가면 보겠다’며 의리를 나타냈다. 김동범과 한 시간 남짓 이야기를 나눠보니 ‘황금인맥’의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배려와 소통. 이는 그의 연기철학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제가 먼저 다가가면 편안한 현장 분위기를 만들수 있어요. 형들에게 먼저 인사도 하고 질문도 하면서 진심으로 다가가는 거죠. 진심으로 연기하는 배우가 되려면 주변 사람에게도 진심으로 다가가야하는 것 같아요. 카멜레온처럼 늘 색다른 모습을 보여드리면서 롱런하는 배우가 되겠습니다. 진심이 담긴 제 연기도 계속 지켜봐주세요.”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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