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닐 블롬캠프 감독이 만든 신세계 '엘리시움', 누구의 세상인가

닐 블롬캠프 감독이 만들어낸 엘리시움은 환상적이었다.

영화 ‘엘리시움’은 2154년 미래를 배경으로 호화로운 우주 정거장 엘리시움에 사는 코디네이터스 계급과 황폐해진 지구에 사는 하층민들의 갈등을 그린 작품. 한 때 뛰어난 전사였지만 황폐해진 지구에 살고 있는 맥스(맷 데이먼)는 주어진 최후의 5일이란 시간 동안 엘리시움을 개방해야 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자신뿐만 아니라 버려진 인류 모두를 위해 물러설 수 없는 전쟁이 뛰어든 그는 엘리시움을 지키려는 자들의 공격에 맞서 싸우게 된다.

반면 피도 눈물도 없는 엘리시움의 장관 델라코트(조디 포스터)는 인류의 유토피아라고 여기는 엘리시움을 무력을 쓰면서까지 외부인들로부터 보호한다. 이를 위해 지구의 무단 이민자들을 처단하는 악랄한 비밀용병 크루거(샬토 코플리)를 불러들이며 거대한 생존 전쟁의 불을 지핀다. 

영화 ‘엘리시움’은 SF 액션 블록버스터답게 스크린 속 신세계를 창조해냈다. ‘디스트릭트9’을 연출한 닐 블롬캠프 감독의 뛰어난 상상력이 가장 먼저 엘리시움이란 공간을 만들어냈고, 그 속에 맷 데이먼, 조디 포스터, 샬토 코플리가 각자의 캐릭터를 구축하며 이야기를 구성해 나갔다. 무엇보다 2154년이란 미래의 설정답게, 버려진 지구의 모습과 유토피아 엘리시움의 모습을 극과 극으로 대비시켰다. 마치 흑과 백처럼 극단적으로 대조되는 이미지를 통해 감독은 자신이 전달하고 싶어하는 바를 영화 속에 투영했다.

뿐만 아니다. 착용 즉시 초인적인 힘을 선사하는 11kg 인체공학적 원격제어복도 이색적으로 다가온다. 미래에 있을 법한 모습으로 만들어 낸 원격제어복은 맷 데이먼과 샬토 코플리의 실감나는 액션에 힘을 더해준다. 또 황폐화된 지구를 통제하는 각양각색의 드로이드도 눈길을 끈다. 인간 형태를 한 로봇을 가리키는 드로이드는 공무원, 출입국관리소 경비원, 정원사, 의료진, 경호원 등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마치 미래 세계를 미리 들여다 보는 듯한 느낌을 들게 만든다. 특히 엘리시움에만 있는 첨단 치료장비는 단 3초의 스캔만으로 모든 병을 치료한다. 블롬캠프 감독의 상상력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

하나의 인류, 그리고 두 개의 세상. 영화 속에선 멀고 먼 미래 의이야기지만, 지금 지구 어딘가에 또 다른 엘리시움이 있지 않을까. 영화를 보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8월29일 개봉.

윤기백 기자 gibac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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