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엇보다 후반기 들어 맹활약 중인 타선에 비해 마운드의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것이 김진욱 감독의 시름을 깊게 만든다. 지난 21일까지 두산의 후반기에 치른 24경기에서 팀 타율은 3할1푼1리로 9개 구단 중 단연 1위의 성적이다. 하지만 후반기 팀 방어율은 5.00으로 전체 7위에 머물러 있다.
그런데 후반기 두산 선발 로테이션에 비상이 걸렸다.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가 후반기 시작과 함께 등 근육 뭉침으로 전열에서 이탈했고, ‘토종 에이스’ 김선우는 지난 14일 잠실 롯데전에서 타구에 오른 발목 앞쪽을 맞아 다음날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설상가상으로 대체 외국인 선수인 데릭 핸킨스는 20일 NC전에서 5이닝 동안 6실점으로 부진했다. 이번 주 복귀가 유력했던 니퍼트는 다음주나 돼서야 1군 엔트리에 포함될 예정이고, 김선우도 아직 복귀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22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김진욱 감독의 표정은 어두웠다. 그는 “사실 좋았던 방망이가 떨어질 때가 됐다. 실제 최근 타자들이 타구 방향이 틀려졌다”고 우려했다.
이날 김 감독은 마운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타자들의 컨디션이 떨어질 때가 됐으니 마운드가 활약을 해줬으면 하는 눈치다. 그래서 김 감독의 최근 마운드 운영이 더 신중해졌다. 당초 두산은 22~23일 대구 삼성전에 유희관과 노경은을 투입하려 했다. 팀 내 가장 컨디션이 좋은 두 투수를 투입해 선두 삼성과의 격차를 좁히겠다는 계산.
그러나 계획이 곧 바뀌었다. 니퍼트의 복귀 일정이 미뤄진 데다 20~21일 삼성을 만난 SK가 크리스 세든과 김광현, 두 좌완 투수를 사용하면서 로테이션에 조정이 생겼다. 애초 계획된 좌완 유희관의 투입을 하루 앞당겨 NC전에 올리고 노경은을 삼성전 첫날, 김상현을 둘째 날 차례로 마운드에 올린다.
“(승리를 위해) 이런 저런 조합을 맞춰보고 있다”는 김 감독은 “사실 3, 4위는 크게 의미가 없다. 한번은 기회가 다시 찾아 올 것이다. 그때가 올 때까지 잘 버티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정세영 기자 ni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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