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숨바꼭질’에서 문정희는 자신의 집을 훔쳐보는 누군가로부터 딸을 지키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엄마 주희 역을 맡았다. 아직도 귓가에 “제발 우리 집 좀 그만 훔쳐보라고 해주세요”라고 울부짖는 소리가 맴돈다. 그만큼 영화 속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예쁘고 관능적인 역할이 탐날 만도 한데, 문정희는 이번 캐릭터가 마음에 쏙 들었다며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출연을 결심한 이유가 정말 주희였을까.
“‘숨바꼭질’에서 맡은 주희는 희소성 있는 캐릭터예요. 여배우에게 이런 역할이 오기란 쉽지 않죠. 여배우로서 파격이 아니냐, 망설임 없었냐고 하는 데 전혀 없었어요. 오히려 연기하면서 행복했고 재밌었죠. 시나리오도 정말 재밌었어요. 굉장히 숨 가빴고 영화적 장치들이 대단했죠. 한국에서 이런 스릴러 영화가 나오기 어려울 것 같아요.”
전작 ‘연가시’에 이어 ‘숨바꼭질’까지 고생 복이 터진 것 같다. 고생할 게 뻔히 보이는 작품들인데, 정말 출연하고 싶었을까.
손현주, 전미선과의 호흡으로, 믿고 보는 배우들의 믿고 보는 영화란 수식어가 붙었다. 손현주, 전미선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완전 좋았죠. 베테랑 배우잖아요. 합을 맞춰서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할 필요도 없이 그냥 잘 맞았어요. 손현주 선배는 역시 국민배우인 것 같아요. 누구나 좋아하는 배우고, 연기도 잘하니 호감도가 높을 수밖에 없죠. 부러움의 대상이 아니라 ‘저런 분이 있으니 나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귀감이 됐어요. 전미선 선배도 존재감이 돋보이는 그야말로 신 스틸러잖아요. 내공이 상당해요. 두 선배가 든든했고, 여기서 더 잘해야 선배들 연기에 누가 안 되겠구나라는 생각으로 연기에 임했어요.”
공포의 질이 다른 ‘숨바꼭질’. 배우로서 직접 연기했기 때문에 공포감도 더 클 것 같다. 영화 촬영 이후 후유증은 없었을까.
끝으로 문정희에게 ‘숨바꼭질’을 어떻게 봐야 더 무섭게, 더 재밌게 볼 수 있는지 물어봤다.
“무방비 상태로 봤으면 좋겠어요. 정보를 얻었다면 잠깐 내려놓고, 오늘의 더위를 잊겠다는 시원한 생각으로 극장을 찾았으면 좋겠어요. 또 이게 실화라는 것, 그 포인트를 갖고 보면 즐겁게(?) 볼 수 있을 거예요.”
‘영화가 재밌다면 언제든 몸을 던질 수 있다’고 말하는 문정희. 다행히도 그녀의 차기작은 로맨틱 코미디 영화인 ‘아빠를 빌려드립니다’로 김상경과 호흡을 맞춘다. 험한 얼굴도 마다치 않는 ‘믿고 보는 배우’ 문정희, 그녀의 연기 열정에 진정으로 박수를 보내고 싶다.
글 윤기백, 사진 김두홍 기자 gibac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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