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 쿤룬 손잡고 중국서 방점 찍는다

550억원이 들어간 블록버스터 ‘테라’가 중국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다.

블루홀스튜디오는 최근 ‘테라’의 중국 파트너인 쿤룬과 현지에서 계약 발표회를 갖고 향후 서비스 일정 등을 공개했다. 일반적으로 유통사가 개발사와 계약 발표회를 별도로 마련해 본연의 의미를 소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작품에 대한 퍼블리셔로서 기대가 크다는 것을 상징하는 대목이다.

특히 당일 쿤룬은 “중국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최대 규모 금액”이라며 ‘테라’ 관련 계약의 의미를 설파하기도 했다. 또한 400여명이 넘는 현지 미디어 관계자와 유저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테라’는 지난해 서비스를 실시한 대만에서 흥행하면서 중화권 시장에 연착륙했다. 역동적인 액션과 수려한 그래픽으로 인기 게임 순위 상위권에 오른 바 있다. 현재 중국 현지화 작업이 막바지 단계다. 이 과정이 마무리되면 오는 10월 무렵 첫 번째 테스트에 돌입한다. 정식 서비스는 내년 상반기로 잡았다. 김강석 블루홀스튜디오 대표는 “중국은 전 세계 최대 규모뿐 아니라 연 15%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잠재력 높은 시장으로, ‘테라’의 도약을 위한 핵심 요충지”라며 “블루홀스튜디오의 개발력과 쿤룬의 추진력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테라’는 중국 내 치열한 기업간 경쟁 구도에도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게임 시장의 절반 이상을 장악한 텐센트가 엔씨소프트 ‘블레이드&소울’과 엑스엘게임즈 ‘아키에이지’ 등 대작을 잇따라 확보하면서, 쿤룬은 이에 견줄 대항마로 ‘테라’를 전면에 배치했다.

쿤룬은 2008년 설립 후 4년만에 중국 게임 시장에서 10위권에 진입할 만큼 급성장했으나, 그동안 웹 게임을 중심으로 사업을 넓히면서 한계가 엄존했다. 이를 극복하고 선두권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소규모 게임 여럿으로 진용을 꾸리는 것보다 시선을 잡아끌 대형 IP(지적재산권)를 앞세우는 게 효과적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이 연장선에서 ‘걸작’ 온라인 게임을 발판으로 외연 확장과 서비스 역량 제고라는 과제를 동시 해결한다는 목표다. 주아휘 쿤룬 대표는 “해외에서도 인정받은 ‘테라’는 쿤룬이 글로벌 게임사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성장 동력”이라며 “현지 특성을 고려한 수준 높은 서비스를 선보이며 중국 온라인 게임 시장을 재편하겠다”고 했다.

한편, ‘테라’는 중국을 포함하면 일본과 북미, 유럽, 대만 등 총 다섯 번째 해외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 중국의 경우 텐센트와 샨다 등 대표적인 기업들이 수혜자로 예상됐으나, 쿤룬으로 최종 낙점됐다. 지난해 말 무료화 선언 이후 일본과 한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부활에 성공했고, 북미와 유럽 역시 전면 무료화 덕분에 가파른 성장세를 도출하고 있다.

김수길 기자 sugiru@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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