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보기] 김응룡 감독 “롯데 호세? 내가 한국 무대로 데려 왔지”

14일 롯데와 한화의 경기를 앞둔 사직구장 3루 더그아웃.

김응룡 한화 감독은 취재진과 대화를 나누던 도중 롯데에서 활약한 외국인 타자 펠릭스 호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두 눈을 번뜩였다. 호세가 이날 화두에 오른 이유는 롯데가 오는 26일 사직 홈 경기에서 ‘응답하라 1999’ 이벤트를 열기 때문. 호세는 1999년 당시 롯데의 상징적인 선수였다. 그해 정규시즌에 타율 3할2푼7리 36홈런 122타점을 올렸고, 이어진 플레이오프에서도 맹활약하며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1999년, 20001년, 2006∼2007년 총 4시즌을 국내 무대에서 뛴 호세의 통산 성적은 타율 3할9리, 95홈런 314타점 247득점.

이날 김응룡 감독은 호세에 대한 숨겨 놓은 사연을 공개했다. 호세의 한국행을 이끈 사람이 바로 자신이라는 것. 김 감독은 “호세를 내가 데리고 있을 수도 있었다”면서 “1999년 당시 용병을 뽑을 때 트라이아웃제도로 뽑았는데, 당시 호세는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아주 좋은 선수였다. 그런데 호세가 트라이아웃에 안 나오겠다고 해 돈은 원하는 대로 줄 테니 참가하라고 설득했다”고 소개했다.

호세는 당시 해태 지휘봉을 잡고 있던 김 감독의 설득으로 결국 트라이아웃에 참가했다. 그런데 변수가 발생했다. 바로 높은 순번이었던 롯데가 호세를 콕 찍어 데려간 것. 김 감독은 “내가 설득해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것은 맞지만 순번을 거슬러 내가 지명할 수는 없었다. 이 사실을 들은 김명성 감독도 ‘호세를 뽑을 테니 양해 좀 해줬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트레이시 샌더스를 지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당시 호세에게 오라는 말을 해놓았지만 사실 구단에는 먼저 이야기를 하지도 않았다. 당시 모기업의 상황이 안 좋아 조금 난감해질 뻔했다”고 껄껄 웃었다.

사직=정세영 기자 ni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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