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제목은 ‘그녀에 대한 참조’. 작가가 지속적으로 탐구해 온 주제들 가운데 하나인 여성의 성적 역할 및 그에 대한 지각을 다루고 있다. 그녀의 작품은 성적 불평등에 대한 단순한 비판에서 나아가 섬세함, 유머, 강렬한 에로티시즘과 같은 대립적인 감정들을 이용해 관객 각자의 관점과 경험들을 심화시킨다.
가다 아메르는 페인팅의 주재료인 물감과 붓 대신 실과 바늘을 이용하는 자수를 통해 캔버스를 메운다. 언뜻 보면 실의 유연한 아름다움과 빛깔을 이용해 반복적으로 그린 추상적 이미지처럼 보이기도 하는 그녀의 작품은 주제로서 페미니즘과 관련된 여성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이번 전시는 이란 출신의 작가 레자 팔콘더와의 협업으로 이루어진 자수와 수채가 중첩된 회화작품들과 조형적 선의 율동이 돋보이는 대규모 브론즈 조각 연작들로 채워진다.
이번 신작 조각들은 선과 색 등의 형식적 관심들 외에 정치와 성(性)이라는 주제들을 탐색해 온 그녀의 다분야에 걸친 철학적 사유를 이어가고 있다. 작가는 그대로 외양을 바라보거나 혹은 안쪽을 투과해서 바라볼 수 있는 형태를 만듦으로써 작품을 구현한다. 이 작품들은 완전히 열려있다. 이미지들이 앞과 중간 그리고 뒷면에서 떠오른다. 삼차원적 공간 안에서 형태와 추상성을 계속 탐구해온 작가정신의 산물이다.
이 전시의 다른 작품들에서 작가는 ‘사랑’과 ‘갈망이라는 보다 부드러운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The Heart(심장)’ 작품에서는 포옹하고 있는 두 연인의 섬세한 머릿결을 능숙한 세공실력으로 자세히 묘사하고 있다.
1963년 이집트의 카이로에서 태어난 가다 아메르는 가다 아메르는 현재 뉴욕에 살면서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1990년대 초부터 수많은 그룹 및 개인전을 해온 작가는 제48회 베니스 비엔날레에 참가해 유네스코 상(UNESCO Prize)을 수상했으며, 2000년에는 부산 비엔날레(PICAF)와 광주 비엔날레에 참가해 국내 관객들에게도 이미 소개된 바 있다.
최근 전시를 위해 방한한 아메르는 16일 국제갤러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자신의 매력적이고도 다층적인 작품세계를 소개했다.
강민영 선임기자 mykang@sportsworldi.com
사진=(위)이집트 출신 작가 가다 아메르. (아래) The Blue Bra Girls, 2012.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Photo: Christopher Burke Studio, and courtesy Kukje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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