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가족' 윤제문·박해일·공효진의 3형제 조합은?

다소 어색할 수 있는 조합이다. 더구나 가족영화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생경하다.

배우 윤제문을 비롯한 박해일, 공효진이 삼남매로 등장하는 영화 ‘고령화가족’(송해성 감독)이 29일 오후 서울 CGV왕십리에서 진행된 언론시사회를 통해 뚜껑을 열었다. 가정의 달이라 불리는 5월에 그것도 어버이날에 맞춰 개봉하는 ‘고령화가족’은 지금껏 눈물을 쏙 빼거나 유쾌하기만 했던 가족 영화에 대한 선입관을 여지없이 날려버린다. 무엇보다 영화 속 삼남매로 등장하는 윤제문, 박해일, 공효진의 조합이 신선하면서도 ‘과연 어울릴까’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다. 하지만 이들 세 남매와 엄마로 등장하는 중견배우 윤여정의 열연은 리얼리티 100%의 가족을 스크린에 담아낸다. 
엄마(윤여정)의 집에서 얹혀살면서도 늘 빈둥거리기만 하는 날건달 맏아들 오한모(윤제문), 그런 엄마의 집에 갑자기 찾아든 둘째 인모(박해일)는 감독 데뷔작이 철저히 망한데다 마누라까지 바람을 피워 이혼 직전이다. 맏오빠에게는 늘 육두문자를 날리고 집안에서 유일하게 대학을 나온 둘째오빠에게 서러움이 많지만 이혼에 재혼에 또 다시 이혼까지 하고 여중생 딸 민경(진지희)을 앞장세워 엄마의 집으로 쳐들어온 미연(공효진)까지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여 살게 된다.

윤여정은 따스하면서도 나름 자신의 삶을 챙겨나가는 강인한 엄마로 등장해 이들 세 남매와 손녀딸까지 챙긴다. 윤제문은 하늘 아래 이런 백수 날건달이 없다 싶을 정도로 천연덕스러운 연기를 보여주고 박해일은 밉상에 이기적인 둘째, 공효진은 앙칼지면서도 똑부러진 막내딸로 등장해 열연을 펼친다. 진지희까지 가세하면서 처절한 가족의 모습을 박장대소하게 보여주는 송해성 감독. ‘파이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등 감성적이면서도 무거운 영화를 연출해왔던 송해성 감독의 신선한 연출 스타일 변신도 흥미롭다. 
둘째 인모로 출연하는 박해일은 이날 시사회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고령화가족’에 대해 “실제로도 가족이 있는 저로서는 자기가 바라보는 가족의 느낌들이 더 주관적일텐데 영화에서 보여지듯이 참여하고 나서 느껴지는 건 엄마나 형, 동생, 누나 모두 굴곡 많은 사연을 각자 가지고 있구나 하는 거였다. 명절이나 그런 자리에서 얼마나 이야기를 할까. 그런 것들을 생각해보게 된다. 가족이라고 해서 모든 걸 다 드러내놓고 사는 게 아니니까. 영화가 그런 걸 잘 보여주는 것 같다”고 평가를 내렸다. 5월9일 개봉.

글 한준호, 사진 김재원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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