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Fun) 모델이 뜬다.’
2013년 봄, 산업계 전반에 ‘펀(Fun) 모델’이 뜨고 있다. 재미와 친근감을 소구하는 개그맨을 브랜드 모델로 기용하는 전략이다.
대표적으로, 애경 ‘리큐’ 모델 유재석과 정범균을 꼽을 수 있다. ‘리큐’는 ‘유재석·정범균 세제’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특유의 친근한 이미지로 주부들에게 어필하고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 실제 애경 ‘리큐 2배 진한 겔’은 최근 누적매출 500억 원, 판매량 750만 개를 돌파했다. 판매량 750만 개는 200g 셔츠 한 벌 당 세제사용량을 기준으로 총 140억 벌의 세탁이 가능한 양이다. 또 제품용기(26cm)를 일렬로 쌓을 경우, 1950km로 제주도 한라산의 1000배 높이로 추정된다. 매출 500억 원 달성도 출시 30개월 만에 이룬 성과로, 타 브랜드와 비교시 가장 빠르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신발 브랜드 크록스는 노홍철 카드를 꺼내들었다. 신성아 크록스코리아 마케팅팀 이사는 “노홍철씨의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와 친근하고 펀(Fun)한 이미지, 자신만의 유니크한 스타일이 크록스의 정체성과 잘 부합한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최근 공개한 ‘2013년 봄·여름 화보’에서 노홍철은 크록스 신상품 ‘비치 라인 보트 슈즈’를 신고,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특유의 밝고 유쾌한 매력을 한껏 발산했다. 이밖에도, 삼성생명 온라인 광고 모델로 박명수가 발탁되는 등 개그맨 모델 행보가 이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그렇다면, 개그맨을 앞세운 ‘펀(Fun) 모델’이 주목받는 이유는 뭘까. 흥미있는 모델을 앞세워 즐거움과 웃음, 긍정적 에너지를 전달해 불황에 허덕이는 현대인들의 마음을 위로하자는 전략이 깔려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인들은 경기침체와 사건 사고로 어두운 사회 분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원한다”며 “‘펀 모델’의 유쾌한 스토리로 소비자와의 감성적인 소통을 꾀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또 개그맨 모델이 15초 분량에 불과한 짧은 광고에서 안정된 연기와 뛰어난 순발력을 바탕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마음껏 펼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즉, 톱스타급으로 분류되는 억대 광고모델보다 더욱 강렬한 인상을 심어줘 광고주의 선호도가 높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 애경 관계자는 “개그맨은 친근한 이미지로 소비자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며 “몸값이 비싼 톱스타 선호현상이 사라지면서, 자신만의 이미지를 구축한 개그맨들이 광고 모델의 새 블루칩으로 뜨고 있다”고 말했다.
정정욱 기자 jjay@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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